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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강화도, 이 장면 하나로 마음이 멈췄다

최치선 기자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강화도, 이 장면 하나로 마음이 멈췄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꽃으로 달리는 거대한 자전거 하나가 숲의 시간을 깨운다. 강화도 화개정원에서 만난 이 조형물은 단순한 포토존이 아니었다. 한 번 스쳐 지나가면 끝날 풍경이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내 삶의 속도를 돌아보게 하는 낯설고도 다정한 질문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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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화개정원 조형물(사진=최치선 기자)

 

강화도 화개정원의 초록은 유난히 깊었다. 산자락을 따라 번지는 나무의 숨결과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는 풀잎들 사이로, 거대한 바퀴를 굴리듯 선 한 조형물이 시야를 붙든다. 검은 모자를 눌러쓴 인물이 긴 다리를 뻗은 채 꽃의 바퀴 위에 올라선 모습은 익살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주 오래된 동화의 한 페이지 같기도 하다. 현실의 정원 한가운데서 이토록 비현실적인 상상력이 피어났다는 사실이 먼저 마음을 흔든다.

 

나는 한동안 그 앞에 서서 바퀴를 바라보았다. 실제로 움직이지 않는 조형물인데도 이상하게 저 바퀴는 계속 굴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그것은 풍경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 앞에 선 사람의 시간이 움직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바쁘게 지나온 날들, 너무 빨리 결론 내렸던 마음들, 쉬지 않고 달려온 생각들이 저 거대한 꽃바퀴 위로 하나씩 올라타는 느낌이었다.

 

화개정원의 조형미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 화려하지만 과장되지 않고, 동화 같지만 유치하지 않다. 숲은 숲대로 푸르고, 꽃은 꽃대로 환하며, 조형물은 그 사이에서 조용히 상상의 문을 연다. 그래서 이곳의 풍경은 보기보다 오래 남는다. 눈으로 본 장면보다 마음에 찍힌 장면이 더 선명해지는 곳, 강화도 화개정원은 그렇게 여행자의 감정을 천천히 흔들어 놓는다.

 

돌아서는 길에 다시 한번 뒤를 돌아봤다. 꽃으로 만든 바퀴 위의 작은 인물은 여전히 어디론가 떠나는 중이었다. 어쩌면 여행이란 멀리 가는 일이 아니라, 멈춰 있던 마음을 다시 굴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날 화개정원에서 나는 풍경을 본 것이 아니라, 오래 잊고 지낸 내 안의 상상력을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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