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큰 대회는 갑자기 열리지 않는다. 도시의 분위기가 먼저 달아오르고, 팬들의 시선이 먼저 모이고, 지역 안에서 “이제 시작이다”라는 신호가 울릴 때 비로소 판이 만들어진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여는 ‘2026 경남 이스포츠 FC 온라인 남강컵’은 바로 그 신호에 가깝다. 오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 이스포츠 대회’를 앞두고, 경남이 먼저 FC 온라인으로 열기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진주가 단순한 개최지가 아니라, 이스포츠의 온도를 직접 만들어내는 도시로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이번 남강컵은 인기 스포츠 게임인 FC 온라인 종목으로 진행된다. 구성은 두 갈래다. 일반부는 거주지 제한을 두지 않아 전국 단위 참가가 가능하고, 소년부는 경남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대표 선발전 성격을 띤다. 일반부는 더 많은 팬과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개방형 대회로, 소년부는 제55회 전국소년체전 경남 대표를 뽑는 실전 무대로 설계됐다. 취미와 경쟁, 지역 축제와 선수 육성이 한 대회 안에서 만나는 구조다.
참가 조건과 보상도 분명하다. 일반부 예선 참가자 전원에게는 FC 온라인 게임 내 1만 캐시가 제공되고, 1위부터 4위까지 총상금 160만원이 걸려 있다. 소년부에서는 최종 3명이 선발되며, 경남이스포츠협회가 본선 진출을 위한 훈련과 출전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단순한 이벤트성 대회에 머물지 않고, 실제 선수 발굴과 다음 단계 연결까지 염두에 둔 구성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팬에게는 참여의 즐거움을, 청소년에게는 ‘대표 선발’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대회 일정은 일반부 온라인 예선과 오프라인 본선, 소년부 선발전으로 이어진다. 공개 안내 기준으로 접수는 3월 13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며, 일반부 온라인 예선은 3월 27일, 오프라인 본선과 소년부 대회는 3월 28일 경남 이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다. 일부 보도자료에는 예선 날짜가 26일로 소개됐지만, 현재 공개된 대회 안내 페이지와 관련 공고에는 27일과 28일 일정으로 안내되고 있어 참가자는 최신 공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장소는 경상국립대학교 100주년기념관에 자리한 경남 이스포츠 상설경기장이다.
이번 남강컵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한 달 뒤 열릴 더 큰 무대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진주시는 이미 ‘2026 아시아 이스포츠 대회’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민관 협력 체계 구축에 들어갔다. 이 대회에는 일본 등 아시아 7개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참가해 6개 종목에서 경쟁할 예정이며, 진주시는 이를 지역 문화와 결합한 K-컬처형 행사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남강컵은 그런 본 무대를 앞두고 지역 팬층과 관심도를 먼저 끌어올리는 예열판이다. 작은 대회가 아니라, 큰 대회를 위한 도시의 리허설이자 분위기 조성 장치로 봐야 한다.
경남 이스포츠 상설경기장의 역할도 점점 또렷해지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남강컵 외에도 각종 대회와 아카데미, 투어, 상설 운영 계획이 게시돼 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역시 남강컵을 시작으로 아시아 이스포츠 대회 연계 프로그램, 경남 슈퍼 매치컵, 엔젤 이스포츠 경기, 이스포츠 인력 양성 아카데미 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 공간을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경기를 보고 배우고 준비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이 읽힌다. 지역 이스포츠 정책이 ‘한 번 하고 끝나는 행사’에서 ‘지속 가능한 생태계 만들기’로 넘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대회는 이스포츠를 보는 시선이 이미 바뀌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특정 세대의 취미로 가볍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지역 축제와 스포츠 행정, 청소년 인재 발굴, 문화산업 육성까지 함께 묶이는 분야가 됐다. 특히 FC 온라인처럼 대중성이 높은 종목은 접근성이 좋고 관람 재미도 분명해, 지역 대회가 열기를 만들기에도 유리하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룰이 익숙하고, 게임 팬에게는 경쟁의 긴장감이 선명하다. 남강컵이 지역 팬들에게는 소통의 장이 되고, 청소년들에게는 대표를 꿈꾸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진주의 봄은 이번엔 경기장 안에서 먼저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FC 온라인 남강컵은 상금 규모만으로 읽기엔 아쉬운 대회다. 전국 이용자를 불러 모으고, 경남 청소년 선수들을 뽑고, 한 달 뒤 열릴 아시아 이스포츠 대회의 분위기까지 미리 끌어올리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3월 말 남강컵에서 시작된 열기가 4월 진주실내체육관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경남은 정말 ‘이스포츠의 다음 장면’을 먼저 보여주는 지역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