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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도심 봄날의 문화공간으로 뜬 이유

경남 ‘도민의 집’ 상반기 전시·공연·기획 프로그램 운영

전시는 4월까지, 관사음악회는 4월 25일까지

옛 관사가 시민 일상의 문화거점으로 확장

최치선 기자
창원 도심 봄날의 문화공간으로 뜬 이유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도심 한복판에 있는 오래된 집 하나가 요즘 봄나들이 목적지가 되고 있다. 한때 권력의 공간이던 곳이 이제는 전시를 보고, 음악을 듣고, 아이와 체험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창원 용호동 ‘도민의 집’에서 상반기 전시·공연·기획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하면서, 이곳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건물이 아니라 일부러 들러야 할 문화 산책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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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의 집- 행복한 아카데미 참가자들(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도지사 관사·도민의 집’ 일원에서 전시, 공연, 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모 안내에 따르면 상반기 운영 기간은 2월 5일부터 4월 30일까지이며, 장소는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도민의 집과 옛 도지사 관사 일원이다.

 

상반기 전시 프로그램의 큰 주제는 ‘여기, 지금, 그리고 다음’이다. 이미 경남 미술의 기반과 흐름을 짚는 전시 ‘지역을 지켜온 예술’이 먼저 마무리됐고, 현재의 경남 미술을 보여주는 ‘아트뉴페이스 경남’은 2월 25일부터 3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이후에는 장애 예술인 기획전 ‘경남, 다양한 시선’, 청년 작가 기획전 ‘경남, 청년의 시선’, 도민 참여 공공 전시 ‘도민의 작업실’ 등이 4월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매주 수요일에는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공연 프로그램도 봄의 결을 따라간다. ‘관사음악회’는 ‘봄에 기대어 봄’이라는 이름으로 3월 7일부터 4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열리며, 국악과 대중음악, 클래식 등 여러 장르의 무대가 도민의 집 앞뜰에서 펼쳐진다. 관사라는 이름이 남아 있는 공간에서 음악회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분위기는 남다르다. 오래된 건물과 봄 햇살, 마당 공연이 겹치면서 이곳은 전시장이자 생활 속 소규모 야외 공연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기획 프로그램은 대상별로 더 세분화됐다. 성인 대상 ‘화·목한 아카데미’는 2월 24일부터 4월 16일까지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열리며, 융복합 생활문화예술교육과 특강으로 꾸려진다. 실제 지역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옛 도지사 관사 실내·야외에서 총 4가지 정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족·연인 대상 ‘주말 예술 캠프’는 3월 28일부터 4월 18일까지 토요일 낮 시간대에 앞뜰에서 열리고, 유아 참여형 프로그램 ‘아기자기’는 4월 16일부터 24일까지 어린이집·유치원 연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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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도민의 집 전시프로그램(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

 

이 공간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건물의 이력 때문이다. 경남도민의 집은 1983년 완공돼 이듬해부터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어 2022년 9월 일반 시민에게 개방됐다. 옛 도지사 관사 역시 2022년 도민에게 환원됐다. 한때는 행정 권력의 안쪽 공간이던 장소가 이제는 전시를 보고 공연을 듣는 열린 공간이 된 셈이다. 그 변화의 서사가 공간 자체에 남아 있어,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 이상의 상징성을 만든다.

 

그래서 도민의 집은 여행기사의 시선으로 봐도 충분히 흥미롭다. 창원에는 바다와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용호동 가로수길과 용지호수 인근의 이 공간은 전혀 다른 속도를 보여준다. 전시를 보고, 마당 공연을 듣고, 아이와 체험을 하고, 잠시 산책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멀리 떠나는 여행과는 다른 ‘생활권 문화 여행’의 감각에 가깝다. 최근 경남도가 이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재조성하는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이 공간이 일회성 행사장이 아니라 장기적인 문화 거점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마지막 해석은 관련 공모 내용과 향후 역사문화공원 조성 계획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다.

 

도민의 집 프로그램은 화려한 대형 축제처럼 소비되기보다, 일상 가까이에서 문화가 스며드는 방식을 택한다. 전시는 천천히 보고, 공연은 부담 없이 서서 듣고, 체험은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다. 설 연휴에도 이곳에서 전통공연과 예술 체험, 놀이 프로그램이 운영됐다는 사실은, 이 공간이 특정 장르나 세대에 한정되지 않고 생활형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문화공간은 멀리 있지 않다. 오래된 집이 문을 열고, 그 안에 그림과 음악과 사람이 들어올 때 도시는 조금씩 달라진다. 창원의 도민의 집이 바로 그런 변화를 보여주는 곳이다. 봄 한철의 프로그램으로 시작됐지만, 이곳이 남기는 인상은 더 길다. 도심 속에서 잠시 쉬고 보고 듣는 일, 그 사소한 문화의 시간이 결국 도시의 품격을 만든다는 사실을 도민의 집은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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