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예전 철원 여행은 하루면 끝났다. DMZ 전망대와 주상절리를 보고 돌아오는 일정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요즘 철원에서는 하룻밤을 보내는 여행이 늘고 있다. 밤이 되면 미디어아트가 켜지고, 전망대와 다리에는 조명이 들어온다. 낮과 밤이 이어지는 여행 덕분에 철원은 ‘머무는 여행지’로 변하고 있다.
강원 철원이 체류형 관광지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관광객이 잠시 들렀다 떠나는 여행지가 아니라 하루 이상 머물며 즐기는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철원군이 한국관광데이터랩 관광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철원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숙박 관광객 비율과 체류 시간을 기록하며 관광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숙박 관광객 비율이다. 철원군의 숙박 방문자 비율은 **2024년 13.3%, 2025년 13.2%**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 2024년 7.4%, 2025년 7.1%보다 약 1.9배 높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 숙박 관광 비율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철원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체류형 관광지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체류 시간 역시 증가했다. 철원을 찾은 외지 관광객의 평균 체류 시간은 2024년 1508분(약 25시간)에서 2025년 1633분(약 27시간)으로 늘었다. 1년 사이 125분(약 2시간)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평균보다 약 60% 이상 높은 체류 시간으로 분석됐다.
숙박 기간도 늘어났다. 평균 숙박일 수는 2024년 2.66일에서 2025년 2.72일로 증가했다. 여행객들이 당일 관광을 넘어 지역에 머무르며 자연과 역사 관광을 함께 즐기고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철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24년 5만8746명에서 2025년 7만409명으로 증가했다. 약 19.9%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철원이 추진해 온 관광 콘텐츠 개발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동당사 야간 미디어아트 행사다. 철원의 대표적인 근대 역사 유적지인 노동당사를 활용해 밤에도 즐길 수 있는 관광 콘텐츠를 만든 것이다.
철원 노동당사는 해방 이후 북측 행정기관으로 사용됐던 건물로 한국전쟁 이후 폐허로 남아 있다. 붉은 벽돌 건물의 상징적인 모습 때문에 철원 관광의 대표적인 장소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건물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아트가 진행되며 새로운 관광 명소로 변하고 있다.
또 다른 관광 자원은 삼부연 폭포와 오룡굴이다. 삼부연은 철원 대표 자연 명소로, 깊은 협곡과 절벽이 어우러진 독특한 지형으로 유명하다. 최근 오룡굴이 개장하면서 탐방 코스가 확대됐다.
철원군은 횃불전망대와 현무대교, 두루미교 야간 개장도 추진하고 있다. 야간 관광 인프라를 확대해 낮과 밤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관광 환경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철원은 원래 DMZ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철원평야와 비무장지대, 철새 도래지 등 자연 환경이 잘 보존돼 있어 생태 관광지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철원 한탄강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으로, 주상절리와 협곡 지형이 만들어낸 독특한 풍경 덕분에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는 곳이다.
최근에는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은하수교, 잔도길 등 트레킹 코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강 위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철원 여행의 대표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철원군은 앞으로도 체류형 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는 노동당사 미디어아트 행사와 지역 문화 행사인 ‘화강 여기저기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관광두레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관광 콘텐츠도 육성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인바운드 관광 프로그램과 전용 숙소 운영도 추진된다.
철원군 관계자는 철원이 단순히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머무르며 체험하는 관광지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원 여행은 오랫동안 ‘분단 관광’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연과 역사, 야간 관광이 결합된 새로운 여행지로 변화하고 있다. 낮에는 협곡과 주상절리를 걷고 밤에는 미디어아트를 보는 여행. 철원의 풍경은 이제 하루로는 다 보기 어려운 여행지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