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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화천, 이번엔 예술이 간다

오지마을·복지시설까지 찾아가는 공연

생활예술 지원도 17일까지 모집

김보라 기자
화천, 이번엔 예술이 간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화천의 봄은 축제장에서만 열리지 않는다. 이번에는 예술이 먼저 마을로 들어간다. 무대가 있는 곳으로 사람이 가는 대신, 공연이 오지마을과 복지시설을 찾아가고 동호회와 아마추어 예술단체의 일상도 함께 흔들기 시작했다. 화천이 ‘보는 문화’에서 ‘찾아가는 문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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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청(제공=화천군)

 

화천군은 3월 17일까지 ‘2026년 지역 생활예술 지원사업’ 참여단체를 모집한다. 이 사업은 지역 내 아마추어 예술단체와 동호회 활동을 지원해 예술이 있는 일상을 넓히는 것이 목표다. 문학, 시각, 무용, 연극, 음악, 전통예술 등이 대상이며, 단체당 최대 400만원이 지원된다. 지원금은 무대 설치비, 홍보비, 공간 대여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화천군에 주소를 두고 고유번호증 또는 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한 아마추어 단체나 동호회라면 신청 가능하다.

 

함께 추진되는 ‘2026년 찾아가는 문화활동 지원사업’은 결이 더 선명하다. 문화 소외지역과 취약 주민을 직접 찾아가는 소규모 공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신청 대상은 강원도 내에서 활동 중이며 오지마을이나 복지시설 공연이 가능한 문화예술단체다. 인형극, 마당극, 뮤지컬, 한국무용, 현대무용, 대중음악, 실내악, 국악, 풍물놀이 등 다양한 장르가 포함되며, 선정 단체에는 1회 공연당 500만원 범위 안에서 무대 설치비, 출연자 인건비, 홍보비, 진행경비 등이 지원된다. 공연 대상도 오지마을, 경로당, 사회복지시설, 보호시설, 요양원, 학교 등으로 폭넓다.

 

화천이 이런 사업을 동시에 꺼내 든 배경은 분명하다. 예술을 특정 공연장 안에만 가두지 않고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군이 최근 청년문화예술패스 신청 안내까지 별도로 내놓은 점을 보면, 화천은 문화 향유 대상을 청년부터 농촌마을 주민까지 넓히는 방향으로 정책 축을 세우고 있다. 단발성 이벤트보다 문화 접근성을 지역 전체로 분산시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이 변화는 화천의 기존 이미지와도 맞닿아 있다. 화천은 산천어축제처럼 전국적으로 알려진 계절형 대형 행사로 먼저 이름을 알린 곳이지만, 도시의 문화 경쟁력은 축제 한 번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마을 안에서 예술 활동이 이어지고,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도 주민이 문화를 만날 수 있어야 생활의 온도가 올라간다. 이번 사업은 바로 그 빈틈을 메우는 쪽에 가깝다. 거대한 무대보다 작은 공연 한 번, 동호회의 연습 한 번, 복지시설을 찾는 음악회 한 차례가 지역 문화의 결을 더 오래 바꿔놓을 수 있다.

 

특히 화천처럼 지리적 여건상 생활권이 넓게 흩어진 지역에서는 ‘찾아가는 문화’의 의미가 더 크다. 공연장 접근이 쉽지 않은 오지마을 주민이나 돌봄시설 이용자에게는 한 번의 방문 공연이 곧 가장 가까운 문화복지가 된다. 생활예술 지원사업도 마찬가지다. 전문예술인이 아닌 주민 동호회와 아마추어 단체가 무대를 꾸릴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지역 안에서 스스로 문화를 생산하는 힘을 키우는 일과 다르지 않다. 문화는 소비만으로 남지 않는다. 직접 만들고, 함께 보고, 다시 이어갈 때 지역의 자산이 된다.

 

이번 모집은 겉으로 보면 지원사업 공고이지만, 내용은 훨씬 생활에 가깝다. 노래와 국악, 연극과 무용이 멀리 있는 예술이 아니라 마을회관과 학교, 복지시설 안으로 스며드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화천은 지금 예술을 ‘특별한 날의 행사’에서 ‘평소의 일상’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문화 소외지역 해소라는 행정 문구는 딱딱해 보여도, 실제로는 한 마을의 저녁이 달라지고 한 시설의 하루가 조금 환해지는 일과 연결된다.


화천의 이번 사업은 화려한 축제를 하나 더 만드는 방식이 아니다. 대신 예술이 필요한 곳으로 더 가까이 가게 하는 방식이다. 동호회의 작은 무대가 살아나고, 공연이 오지마을과 복지시설을 찾아가는 순간, 문화는 비로소 생활이 된다. 올해 화천이 준비하는 변화도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멀리 가지 않아도 예술을 만날 수 있는 도시, 화천은 그 방향으로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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