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이제 안양은 “어떤 도시인가”보다 “어디까지 먼저 가고 있나”로 읽힌다. 자율주행을 달리고, 스마트도시를 운영하던 이 도시가 이번엔 ‘피지컬AI’를 전면에 세웠다. 기술이 화면 밖으로 걸어 나오는 순간, 안양의 미래도 한층 더 또렷해지고 있다.
안양시가 미래 신산업 육성과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는 ‘2026 제1회 안양 신성장전략 포럼’을 3월 13일 오후 2시 안양시청 별관 2층 대강당에서 연다. 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내에 따르면 이번 포럼의 주제는 ‘피지컬AI 산업 육성 전략’이며, 피지컬AI 등 미래 신산업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이번 포럼의 핵심은 이름부터 낯설고도 선명한 ‘피지컬AI’다. 생성형 AI가 문장과 이미지를 다루는 데서 더 나아가, 물리적 세계의 기계와 로봇, 제조와 이동 수단에 실제로 결합되는 흐름을 말한다는 점에서 산업 현장의 체감도가 높다. 안양시는 이 포럼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의 산업 적용 확대, 스마트 제조 혁신, 지자체 차원의 산업 육성 방향을 함께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조연설과 주제발표, 종합토론이 이어지는 구조 역시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안양이 이런 포럼을 여는 배경에는 이미 쌓아온 기술 행정의 이력이 있다. 안양시는 2026년 시정 방향에서 신설한 AI전략국을 중심으로 공공서비스 전반의 AI 전환 정책을 체계화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자료에서 시는 시민이 체감하는 AI 특화 사업 발굴과 함께 자율주행버스 운행 확대, 운전석 없는 레벨4 자율주행 차량 도입, 무인 로보택시 시범운영 구상까지 제시했다. 행정 조직을 바꾸고 도시 이동 방식을 바꾸며, AI를 도시 전반의 기반으로 끌어들이는 흐름이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안양의 실험이 선언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는 스마트도시 운영 경험을 쌓아 왔고, 시장 신년사에서도 자율주행버스 ‘주야로’의 주간 노선 확대를 통해 스마트 교통도시의 편의를 높이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기술을 전시용 구호가 아니라 생활 속 인프라로 연결해 보겠다는 태도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포럼은 단순 세미나가 아니라, 안양이 도시 산업 전략의 다음 단계를 어디에 둘지 공개적으로 점검하는 장에 가깝다.
예전의 안양이 수도권 생활도시의 이미지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산업과 기술이 도시 인상을 새로 만들고 있다. 관광지가 꼭 산과 바다, 오래된 골목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도시의 리듬이 달라지고, 교통과 산업, 공공서비스가 미래적으로 바뀌기 시작하면 그 자체가 새로운 방문 이유가 된다. 안양은 지금 그런 변곡점 위에 서 있다. AI와 자율주행, 스마트도시라는 단어가 행정 문서에 머물지 않고 실제 도시 브랜드로 번역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중이다. 이 포럼은 바로 그 시험대의 한 장면이다.
특히 안양은 수도권의 산업·연구 인프라와 가까운 입지, 제조와 첨단기술 기업 집적 가능성을 함께 갖춘 도시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AI전략국 신설과 미래 모빌리티 확대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시는 단순 행정 중심지가 아니라 신산업 실험의 무대로 자신을 재배치하는 분위기다. 피지컬AI가 제조 현장, 로봇, 물류, 이동 서비스와 만나기 시작하는 지금, 안양이 이 흐름을 먼저 읽고 포럼이라는 공론장으로 꺼냈다는 점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향후 정기 포럼 개최와 산업 동향 분석을 이어가겠다는 계획까지 감안하면, 이번 행사는 일회성보다 출발점에 가까워 보인다.
안양의 이번 포럼은 기술 용어 하나를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다. 도시가 앞으로 무엇을 먹거리로 삼고, 어떤 산업으로 자신을 다시 정의할 것인지 묻는 자리다. 자율주행과 스마트도시를 지나 이제 피지컬AI까지 꺼내 든 안양은, 미래를 기다리는 도시보다 먼저 설계하려는 도시에 가깝다. 3월의 안양에서 열리는 이 토론이 더 주목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기술이 도시를 바꾸는 장면을, 이제 이곳에서는 조금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