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포천의 봄이 이번엔 풍경이 아니라 예술로 먼저 열린다. 무대에 설 사람도, 함께 볼 사람도 더 많아질 전망이다. 포천문화관광재단이 지역 예술인 지원과 장애인 문화예술 참여 확대를 동시에 겨냥한 공모를 내놓으면서,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문화 현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포천문화관광재단이 ‘포천 모든예술31’과 ‘장애인 문화예술 진흥사업’ 공모를 추진한다. 접수 마감은 3월 26일이다. 이번 공모는 지역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북돋우고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동시에 장애 예술인의 참여 기반을 키우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드는 문화예술 협업을 확대하겠다는 뜻도 담겼다.
‘포천 모든예술31’은 이름부터 분명하다. 예술을 몇몇 공간에만 가두지 않고 포천 전역으로 풀어내겠다는 의지다. 경기문화재단의 공식 안내에 따르면 ‘모든예술31’은 문학, 시각, 공연, 전통 등 기초예술 전반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박물관과 문예회관뿐 아니라 마을회관, 북카페, 생활 거점까지 예술 무대로 확장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포천은 경기문화재단과 예산을 매칭해 자체 공모를 시행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포천에서는 이 사업이 이미 낯선 이름이 아니다. 재단이 운영하는 문화매거진 ‘하이픈’에 따르면 ‘포천 모든예술31’은 지역연계 프로젝트와 기초예술활동을 지원해 왔고, 실제로 포천의 역사와 지역성을 담은 기획 공연과 전시가 이어졌다. 한 도시의 문화정책이 살아 있다는 건, 예술이 행사장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지역의 기억과 사람들 사이로 스며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공모에서 더 눈길을 끄는 축은 ‘장애인 문화예술 진흥사업’이다. 포천문화관광재단은 이 사업을 통해 장애인·비장애인 문화예술 협업, 장애인 문화예술 발표와 향유 프로그램을 지원해 왔다. 실제 사례를 보면 장애인과 함께하는 연극 활동, 복지시설을 찾아가는 음악 프로그램 등이 진행됐다. 장애 예술인을 보호의 대상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창작과 발표의 주체로 세우려는 흐름이 분명해진 셈이다.
여행의 눈으로 보면 이런 변화는 포천의 얼굴을 다시 보게 만든다. 포천은 아트밸리처럼 이미 강한 관광 자원을 가진 도시다. 포천아트밸리는 천문과학관과 공연장, 호수 풍경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대표 명소로 자리 잡아 왔다. 여기에 지역 예술인의 공연과 전시,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 장애 예술인 협업 프로그램이 더해지면 포천은 단순히 사진 찍고 돌아오는 곳이 아니라 문화가 머무는 도시로 깊어진다. 관광지가 풍경으로 기억된다면, 문화도시는 사람과 이야기로 남는다. 포천이 지금 만들려는 것도 바로 그 차이다.
신청은 재단 누리집에서 서식을 내려받아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선정되면 인건비와 재료비, 운영비 등이 지원된다. 행정 공고 한 줄로 지나칠 수도 있지만, 이번 사업은 결국 포천이 어떤 도시가 되고 싶은지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예술을 더 많은 시민 곁으로 옮기고,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낮추고, 지역의 일상을 무대로 바꾸겠다는 신호다. 봄의 포천은 지금, 관광지보다 먼저 문화의 온도로 채워지고 있다.
좋은 도시는 많이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는 곳이다. 이번 포천의 공모는 예술을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언어로 넓히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반갑다. 봄은 늘 꽃으로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어떤 도시는 사람의 목소리와 무대, 그리고 함께 만든 예술로 먼저 계절을 연다. 올해 포천의 봄이 바로 그런 쪽에 가까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