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처음 장가계를 마주한 순간, 눈보다 먼저 숨이 멎는다. 구름 사이로 솟아오른 수천 개의 바위 기둥은 마치 땅에서 자라난 숲처럼 서 있고, 그 사이를 천천히 지나가는 케이블카는 사람을 현실에서 한 발쯤 떼어 놓는다. 영화 속 세상 같다는 말이 흔하지만, 장가계에서는 그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눈앞의 풍경이 오히려 상상보다 더 낯설고 더 깊다.
중국 후난성에 있는 장가계 국립삼림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산악 풍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수천 개의 석영 사암 기둥이 수직으로 솟아오른 이 지형은 수억 년의 침식과 풍화가 만들어낸 자연의 조각 작품이다. 멀리서 보면 봉우리들이 서로 떨어져 서 있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각각의 바위가 또 하나의 산처럼 보인다. 그 위에는 소나무와 숲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돌과 나무, 안개가 한 장의 풍경으로 겹쳐진다.
케이블카를 타고 계곡 위를 지나갈 때, 발아래 풍경은 더 극적으로 펼쳐진다. 수직 절벽 사이로 깊은 협곡이 이어지고, 바위 기둥들은 구름을 뚫고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인간의 시선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높이와 거리다. 그래서 장가계의 풍경은 보는 순간 설명보다 감탄이 먼저 나온다. 자연은 때때로 건축가처럼 정교하고, 때로는 화가처럼 대담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안개가 조금씩 걷히면 풍경의 결도 달라진다. 어떤 봉우리는 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서 있고, 어떤 기둥은 푸른 숲을 이고 고요히 서 있다. 그 사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사람의 시간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든다. 이 거대한 돌기둥들이 서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계절이 지나갔을까.
그래서 장가계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이 만든 하나의 질문처럼 느껴진다. 인간은 어디까지 자연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보는 풍경 가운데 얼마나 많은 것이 아직 설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을까. 장가계의 기둥 숲 앞에 서면, 여행자는 그 질문 속으로 조용히 걸어 들어가게 된다.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이 풍경이 현실이라고?”](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727d4555-f1ac-4eb8-99cd-36d0b82f8306/00-legacy-cover-1362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