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짐을 싸는 일은 늘 설렌다. 새 동네로 옮겨가는 기대가 먼저 앞서지만, 막상 계산기를 두드리면 이삿짐비와 중개보수비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1인 청년가구에게 이사 한 번은 생활의 출발선이 아니라 비용의 벽처럼 느껴지기 쉽다. 안양시가 올해도 청년가구 이사비 지원사업을 이어가는 이유는 바로 그 첫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서다.
안양시는 2026년 상반기 청년 이사비 지원사업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은 2025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안양시로 전입했거나, 안양시 안에서 이사한 뒤 전입신고를 마친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가구다. 지원금은 이사비와 중개보수비를 합쳐 1인당 최대 50만원까지 실비로 지급되며, 생애 1회만 받을 수 있다. 접수는 3월 3일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잡아바어플라이 통합접수시스템에서 진행된다.
세부 기준도 분명하다. 가구당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여야 하고, 신청자인 청년 본인은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거주하는 집은 거래금액 2억원 이하 전월세 주택이어야 한다. 시는 이사비는 20만원 한도, 중개보수비는 30만원 한도로 나눠 지원하고 있다. 부모 등 직계존속의 집으로 이사하는 경우나 공공임대주택 거주 예정자 등은 제외된다.
이 사업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금액 자체보다도 시점에 있다. 청년층에게 이사는 단순한 주소 변경이 아니라 취업, 독립, 결혼, 진학 같은 삶의 전환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보증금 마련도 버거운 상황에서 중개보수와 이삿짐 비용까지 겹치면 정착의 첫걸음이 흔들리기 쉽다. 안양시는 지난해에도 같은 사업을 운영했고, 올해 다시 상반기 공고를 내면서 청년층 주거 이동 비용을 실질적으로 덜어주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시 공식 청년정책 안내에서도 이 사업은 안양 청년 주거지원 축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은 화려한 개발 계획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버틸 수 있는지, 처음 둥지를 트는 청년이 너무 큰 비용 앞에서 주저앉지 않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안양은 범계·평촌 생활권, 안양1번가 상권, 관악산과 삼성산을 잇는 생활환경 덕분에 청년층 유입이 꾸준한 도시로 꼽혀 왔다. 그런 도시일수록 정착 초기 비용을 덜어주는 정책이 실제 체감도를 좌우한다. 이번 지원은 거창한 구호보다 생활의 부담을 바로 건드리는 행정에 가깝다.
신청을 고민하는 청년이라면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산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어 준비된 서류를 미리 챙겨두는 편이 낫다. 안양청년광장과 시 공고문에는 신청 자격과 제외 대상, 제출 서류, 문의처가 자세히 안내돼 있다. 새로운 방으로 들어가는 순간의 설렘 뒤에는 늘 현실적인 비용이 따라붙는다. 안양시의 이번 사업은 그 무게를 조금 덜어주는, 꽤 실용적인 응원에 가깝다.
청년에게 도시를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살아볼 만한 곳을 고르는 일이다. 안양시의 이사비 지원은 그 선택의 부담을 조금 덜어주는 정책이다. 낯선 동네에 처음 짐을 푸는 날,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이런 현실적인 도움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