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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뒤 식탁, 순천 남자들이 바꾼다

인생이모작지원센터서 4월부터 10회 과정 운영

46~64세 남성 20명 선착순 모집

김보라 기자
은퇴 뒤 식탁, 순천 남자들이 바꾼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전남 순천시가 중·장년 남성의 건강한 식생활과 자립 준비를 돕기 위해 ‘중·장년 남성 요리교실’ 수강생을 모집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순천시 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 진행되며, 4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총 10회 과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모집 대상은 순천시에 거주하는 46세부터 64세까지 남성 20명이며, 신청은 3월 9일부터 20일까지 방문 접수 방식으로 받는다. 시 예산 자료에도 올해 중·장년 남성 요리교실 강사수당이 반영돼 있어 사업의 지속 운영 방향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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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인생이모작지원센터, 중·장년 남성 요리 교실 수강생 모집(제공=순천시)

 

이 수업의 핵심은 요리를 잘하게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은퇴 이후 혹은 가족 구조의 변화 이후, 스스로 식사를 챙겨야 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다. 그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것은 화려한 메뉴가 아니라 찌개 하나, 반찬 하나를 제대로 만드는 생활의 기술이다. 순천시는 이번 과정을 기본 찌개와 가정식 반찬 등 실생활 활용도가 높은 메뉴 중심으로 구성해, 요리 경험이 많지 않은 남성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런 흐름은 이미 순천에서 한 차례 확인된 바 있다. 2025년 상·하반기에도 인생이모작지원센터와 지역 현장에서 유사한 남성 요리교실이 운영됐고, 당시 순천시는 중·장년 남성의 독립적인 식생활, 영양 균형, 소통의 기회를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프로그램은 참가자 호응 속에 추가 운영까지 이어졌다. 이번 모집이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축적된 수요 위에서 다시 시작됐다는 뜻이다.


순천시가 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통해 중·장년 정책을 꾸준히 확장해 온 점도 눈에 띈다. 시 예산서에는 모두愛학교 강사수당, 사회공헌일자리 활동비와 함께 남성 요리교실 관련 예산이 함께 편성돼 있다. 이는 중년 이후의 삶을 단순 복지나 여가가 아니라, 배움과 관계, 생활 역량을 함께 다시 세우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요리교실 역시 그중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체감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여행의 눈으로 봐도 이런 장면은 흥미롭다. 순천은 흔히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드라마촬영장 같은 명소로 먼저 떠오르는 도시다. 하지만 도시의 진짜 표정은 관광지보다 생활 정책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날 때가 있다. 순천시가 중·장년 남성의 식탁을 들여다본다는 사실은, 이 도시가 단지 방문객을 맞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음 시간을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여전히 대표 명소지만, 그 도시의 품격은 결국 주민의 일상을 어떻게 돌보느냐에서 완성된다.


요리는 한 사람을 단번에 바꾸지 않는다. 다만 국을 끓이고, 칼질을 배우고, 반찬 하나를 완성하는 반복 속에서 생활은 조금씩 단단해진다. 중·장년 남성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격려보다도, 오늘 저녁 내 손으로 밥상을 차릴 수 있다는 작은 확신인지 모른다. 순천의 이번 요리교실은 바로 그 확신을 가르치는 과정으로 읽힌다. 인생 2막은 먼 계획표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대개는 부엌 불을 켜는 일처럼 아주 현실적인 자리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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