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서울 여행에서 가장 놀라운 순간은, 의외로 ‘환승’ 다음에 온다.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등산로가 시작되고, 배낭 대신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른다. 봄이 막 깨어나는 3월, 서울관광재단이 소개한 ‘서울 등산관광센터’는 그 시작을 더 쉬워지게 만든다. 등산이 취미인 사람에겐 편의시설이고, 초행자에겐 작은 안내소이자 든든한 출발선이다.
센터는 북한산·북악산·관악산 초입에 자리한다. 한국어는 물론 영어·중국어·일본어로 등산 정보를 제공하고, 등산화·등산복·스틱·배낭 같은 기본 장비부터 계절에 따라 아이젠까지 소액으로 빌릴 수 있다. 예전에는 장비가 없으면 등산 자체를 망설였지만, 이제는 “가서 빌리면 된다”는 선택지가 생겼다. 코인락커와 라운지 같은 편의공간도 있어, 출발 전후로 숨을 고르기 좋다. 특히 북한산 센터는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에서 도보로 닿는 거리라 ‘서울형 등산’의 속도를 실감하게 한다.
산을 고르는 기준은 간단하다. 서울의 등산은 “정상 인증”보다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경험”에 가깝다. 그 대표가 북한산이다. 서울 안에 있는 유일한 국립공원이라는 타이틀은 말 그대로 ‘도심 속 자연’의 정수다. 가장 인기 있는 백운대 코스는 탐방지원센터에서 정상까지 1.9㎞로 짧지만, 짧다고 만만하진 않다. 초입부터 오르막이 이어지고 돌계단과 경사 구간이 반복된다.
중간의 대피소에서 숨을 고른 뒤, 마지막 암반지대를 차근차근 넘는 재미가 백운대의 백미다. 정상 바위에 앉으면 발아래로 서울이 펼쳐진다. 빌딩 숲과 산 능선이 같은 화면에 들어오는 장면은, 서울이 ‘산의 도시’라는 사실을 단숨에 납득시킨다.
등산의 마무리는 늘 ‘먹거리’가 맡는다. 북한산을 돌아본 뒤 주변에서 두부전골, 도토리묵, 녹두전 같은 산 아래 한 상을 찾는 사람은 이유가 있다. 땀을 빼고 나면, 뜨끈한 국물과 담백한 전 한 장이 여행의 결론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서울의 등산은 ‘오름—조망—하산—한 끼’로 완성된다. 관광이 아니라 생활 같은 여행, 생활이 아니라 여행 같은 하루다.
서울에서 등산은 멀리 떠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지하철 한 번 타고 만나는 자연이다. 등산관광센터는 그 간단한 사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열어준다. 장비가 없어서, 정보가 없어서, 언어가 낯설어서 망설이던 사람에게 “일단 와보라”고 말하는 곳. 3월의 서울은 꽃만 피는 게 아니다. 산길도 함께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