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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가 숲이 됐다…용인 백남준아트센터 ‘TV정원’

경기관광공사 3월 추천여행지, 백남준 서거 20주기 특별전 3월 19일 개막

김보라 기자
TV가 숲이 됐다…용인 백남준아트센터 ‘TV정원’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용인 기흥구에 들어서면 길 이름부터 낯익다. ‘백남준로’. 그 끝에서 백남준아트센터는 거울을 겹겹이 두른 얼굴로 서 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건물은 풍경을 비추고, 풍경은 다시 관람객을 비춘다. 2026년은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서거 20주기. 아트센터는 이 시간을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그의 예술을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공재”로 다시 읽는 계기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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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_백남준아트센터(제공=경기관광공사)

 

백남준은 1963년 텔레비전의 내부 회로를 변조한 작품으로 미디어 아티스트의 길을 열었다. 브라운관은 그에게 화면이 아니라 조형 재료였다. 영상은 조각과 설치를 만나 입체가 되었고, 기술은 예술의 문법이 되었다. 스스로 비디오 신디사이저를 개발하며 ‘편집 가능한 시간’을 손에 쥐었고, 음악과 신체, 우연과 놀이를 끝까지 실험했다. 그가 남긴 것은 작품만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의 사용법”이었다.

 

관람의 첫 장면은 1층에서 시작된다. 대표작 ‘TV정원’은 화면이 빛을 내뿜는 대신 식물과 함께 숨을 쉰다. 관객은 조용히 걷다가, 어느 순간 스피커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와 초록의 질감에 발을 멈춘다. 2층에는 백남준의 뉴욕 작업실을 재현한 ‘메모라빌리아’가 있다. 낡은 메모, 기계 부품, 비디오 장비들이 그대로 놓여 있어, 거장의 작업이 실은 수많은 ‘손의 흔적’ 위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3월 19일부터는 자그레브 현대미술관과 공동기획한 전시 ‘불연속의 접점들’이 문을 연다. 불연속처럼 보이는 역사와 미디어의 흐름이 어떻게 다시 연결되고, 어떤 방식으로 오늘의 감각에 닿는지 묻는 자리다. 개막일에는 공연도 예정돼 전시의 ‘첫 호흡’을 현장에서 함께할 수 있다. 전시장을 다 보고도 아쉽다면, 온라인에 구축된 방대한 비디오 아카이브로 집에서도 계속 이어볼 수 있다. 낯설었던 현대미술은 여기서 ‘설명’보다 ‘체험’으로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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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_백남준아트센터(제공=경기관광공사)

 

백남준아트센터의 가장 좋은 계절은, 사실 “산책이 가능한 달”이다. 센터 앞에서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도어린이박물관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으면 봄빛이 전시의 여운을 밖으로 꺼내준다. 미술관 여행은 대단한 지식이 아니라, 천천히 보는 습관에서 시작된다. 화면이 조각이 되고, 소리가 풍경이 되는 곳. 3월, 용인에서 백남준을 만나는 일은 ‘예술을 이해하는 여행’이 아니라 ‘감각을 새로 켜는 여행’이다.



[여행 정보]

주소: 경기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 10

운영: 10:00~18:00(입장마감 17:00) / 월요일 휴관

문의: 031-201-8500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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