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원은 바다와 산만으로 기억되기엔 아까운 곳이다. 속초의 파도 소리, 원주의 골목, 춘천의 강바람은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의 문장과 음표가 쉬어가던 배경이었다.
여행자가 강원에 머무는 이유가 풍경이라면, 예술가가 강원에 머무는 이유는 ‘작업할 시간’이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문화재단이 추진하는 ‘2026년 K-Art 청년 창작자 지원’은 그 시간을 제도적으로 붙잡아두려는 시도다.
이번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지역이 함께하는 시범사업으로, 순수예술 분야의 청년 원천 창작자를 2년 연속 지원한다. 강원 배정 인원은 50명. 접수 시작일 기준 도내 주소지를 둔 39세 이하(1986년 1월 1일 이후 출생)라면 지원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분야는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연극·무용·음악·전통), 다원예술·융복합예술 등 기초예술 전반이다. ‘무대에 서는’ 활동만으로 채워진 실연 중심의 경력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지원의 초점은 ‘표현’보다 ‘창작의 원천’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선정되면 연 9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2년간 지급된다. 상·하반기 두 차례로 나뉘어 들어오고, 중간보고와 결과보고로 창작 이행을 점검한다. 돈보다 중요한 건 리듬이다. 매달 생활비에 밀려 끊기던 작업이, 2년 동안은 최소한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강원에서의 여행이 ‘계절을 따라 이동’이라면, 창작은 ‘계절을 통째로 붙잡아 기록’하는 일이다. 이번 사업은 청년 예술인에게 그 기록의 시간을 건네는 셈이다.
심의는 1차 전문가 서면심의 추천(재단)과 2차 최종 선정(한국문화관광연구원)으로 나뉜다. 지역별·분야별 배분도 함께 고려해 특정 장르로 쏠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신청은 3월 4일 15시부터 3월 31일 15시까지 온라인(NCAS)으로 진행되며, 결과는 5월 중 발표된다. 정연길 도 문화체육국장은 “청년 예술인의 창작은 지역 문화예술의 미래”라며 이번 지원이 생태계에 활력을 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원은 여행지이면서, 동시에 ‘작업지’가 될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쓰는 한 문장, 산자락에서 건져 올린 한 장의 스케치, 작은 공연장에서 시작된 한 곡의 선율이 결국 지역의 얼굴을 바꾼다. 관광이 사람을 불러들이는 일이라면, 창작 지원은 사람이 머무를 이유를 만드는 일이다. 이번 ‘K-Art 청년 창작자 지원’이 강원을 “잠깐 들르는 곳”에서 “작품이 자라는 곳”으로 바꿔놓을지, 올봄 접수창이 먼저 알려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