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전남 순천에서 농업이 새로운 얼굴을 얻고 있다. 단순한 생산을 넘어 사람을 돌보고 마음을 보듬는 ‘치유농업’이다. 순천시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처음 시행한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평가에서 모이라(서면), 가천산방(서면), 백종원플라워농장(덕월동) 등 3곳이 지난 23일 우수 치유농업 인증시설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는 2021년 제정된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바탕으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치유농업이 제도권 정책으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 체험과 구분되는 ‘치유’ 기능의 전문성과 안전성을 공적으로 검증할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이번 평가는 농촌 체험 활동과 달리 실제 치유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시설·장비 등 운영 기반 ▲전문 인력 확보 ▲운영 체계의 체계성 ▲프로그램 구성과 효과 검증 등 38개 세부 항목을 점검했다. 필수 요건 검증과 정량 평가를 병행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시설만 선별했다.
인증을 받은 세 곳은 그동안 순천시의 치유농장 육성 사업을 통해 기반을 다져왔다. 원예 자원과 농촌 환경을 활용해 고령자, 장애인, 스트레스 취약 계층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텃밭 가꾸기, 꽃 심기, 수확 체험, 자연 속 걷기 등 농업 활동을 매개로 신체·정서적 회복을 돕는 방식이다.
순천은 국가정원과 순천만 습지 등 생태 자원이 풍부한 도시다. 여기에 농업을 접목한 치유 프로그램은 도시민과 농촌을 연결하는 새로운 통로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 관광을 넘어 체류형·돌봄형 콘텐츠로 확장될 가능성도 크다.
순천시농업기술센터는 치유농업 참여자의 특성상 안전·위생·전문 인력 관리가 중요하다고 보고, 「순천시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 창출과 농업의 공익적 가치 확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흙을 만지고 식물을 돌보는 일은 단순 노동을 넘어 마음을 다스리는 행위가 된다. 순천의 치유농업은 농촌이 가진 본래의 힘을 다시 묻는다. 자연 속에서 회복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농업의 미래를 조금씩 바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