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가 위로 치솟는다. 잠깐 사이 귀가 잠깐 멍해질 즈음 문이 열리고, 바람이 먼저 몸을 밀어낸다. 프랑크푸르트 마인 타워 전망대. 높은 곳에 오를때마다 이상 신체 반응이 나타난다. 말이 줄고 겸손해진다.
왼편 아래로 마인강이 느리게 흐른다. 강을 따라 유리 빌딩들이 서 있다. 코메르츠방크 타워, 유로타워…. 숫자와 금융의 이름표를 단 건물들이다. 그래서 이 도시를 사람들은 ‘마인하탄’이라 부른다. 마인강과 맨해튼을 섞은 별명. 웃기면서도 묘하게 잘 어울린다.
하지만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둥근 분수와 고전 양식 건물이 자리한 오페른플라츠. 그 중심에 알테 오퍼가 있다. 분수 앞을 천천히 걷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연인들. 금융의 도시라기보다, 그냥 사람이 사는 도시다. 나는 그 광장이 더 오래 눈에 남았다.
하늘은 흐렸고 구름은 낮게 깔려 있었다. 빌딩 위로 빛이 비집고 들어오다 말다 한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모든 게 정돈돼 보인다. 길은 반듯하고, 건물은 질서정연하다. 그런데 그 안에는 각자의 하루가 얽혀 있다. 일, 약속, 고민, 사랑…. 위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난간에 기대 도시를 내려다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높이 올라오면 세상이 단순해 보이지만, 결국 우리는 다시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 도시의 진짜 온도는 지상에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는다. 대신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킨다. 마인강은 흐르고, 오페른플라츠의 분수는 힘차게 물을 뿜어 올린다. 그 사이에서 사람들은 오늘도 자기 속도로 걷는다. 나는 잠시 그 장면을 빌려 보고, 다시 자리로 돌아간다.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구름 아래 펼쳐진 도시…마인타워에서 본 프랑크푸르트](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00d8d2af-3bd9-48b9-b1b8-8fbfe017c0ec/00-legacy-cover-1355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