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짧은 영상에 익숙한 청년 세대가 다시 활자를 붙든다. 경기 북부에서 청년 정신건강 사업을 담당하는 고양시정신건강복지센터가 만 19세부터 34세 등록 청년을 대상으로 ‘무해한 독서 공유 클럽’을 매달 운영한다.
프로그램의 부제는 ‘릴스 끄고, 텍스트 힙하게’.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독서를 하나의 문화적 감각으로 소비하는 ‘텍스트 힙(Text Hip)’ 흐름을 독서치료(bibliotherapy)와 접목했다. 자극적인 디지털 콘텐츠에서 잠시 벗어나 책을 매개로 감정을 정리하고, 또래와 안전하게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센터에 따르면 이 모임은 대인관계의 어려움, 자존감 저하, 우울감 등을 겪는 청년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2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총 10회 진행되며, 도서 발췌독과 문장·키워드 나눔, 엽서 필사, 일상 적용 과제 수행 등으로 운영된다. 2월은 일정상 넷째 주에 열린다.
선정 도서도 다양하다. 자기 이해와 감정 탐색을 돕는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하루를 견디는 용기를 다룬 두더지의 조금 용감한 하루, 고전으로 읽히는 어린왕자, 일상 속 관계를 풀어낸 불편한 편의점, 습관의 힘을 다룬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등 활자 책과 그림책을 함께 활용한다. 우울감 완화, 자기 가치 인식, 소통 경험 확대, 생활 습관 회복 등 청년기에 빈번히 맞닥뜨리는 정서 주제를 자연스럽게 다룰 계획이다.
참여자들은 직접적인 자기 노출 대신 인상 깊은 문장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글을 베껴 쓰는 필사 활동은 생각의 속도를 늦추고, 감정을 차분히 들여다보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이다. 또래 간 공감과 상호 지지를 통해 관계 경험을 확장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연 5회 이상 참여하고 필사 및 과제를 완료한 청년에게는 소정의 도서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단순한 일회성 체험이 아니라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다.
센터 관계자는 “짧은 영상에 익숙한 청년들이 텍스트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나누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년 맞춤형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센터 누리집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빠른 화면 전환 대신 한 문장을 오래 붙드는 시간. 활자는 느리지만, 그만큼 깊다. 고양의 작은 독서 모임이 청년들의 일상에 조용한 숨 고르기를 건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