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여행은 풍경을 보는 일에서 시작되지만, 삶을 들여다볼 때 비로소 깊어진다. 전남 곡성군의 중학생들이 중국 가정의 문을 두드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곡성군은 지난 2월 3일부터 7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절강성 보타구를 방문해 국제교류 홈스테이와 문화 체험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곡성군 관내 2개 중학교에서 선발된 중학생 10명이 참여했다. 참가 학생들은 현지 가정에 머물며 식사와 등하교, 여가 시간을 함께 보냈다. 교과서로 접하던 중국 문화는 식탁의 음식과 집 안의 풍경, 일상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됐다. 낯선 언어와 생활 방식은 긴장보다 호기심을 불러왔고, 학생들은 스스로 질문하고 적응해 나갔다.
일정은 홈스테이에 머물지 않았다. 곡성군과 보타구의 우호교류 배경을 보여주는 심원과 남동예곡 체험마을, 주산도시전시관 등을 방문하며 중국의 전통과 현대를 함께 살폈다. 고즈넉한 마을 풍경과 도시의 변화가 대비를 이루는 공간에서 학생들은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양 지역 학생 간 교류 활동도 이어졌다. 서로의 학교생활과 일상을 소개하고, 간단한 발표와 놀이를 통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소통했다. 완벽한 문장보다 웃음과 몸짓이 먼저 오갔고, 짧은 시간이지만 우정은 빠르게 쌓였다. 참가 학생들은 이번 경험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곡성군은 2007년부터 중학생 국제교류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단발성 방문이 아니라, 반복과 지속을 통해 청소년들이 다른 문화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여행의 목적 역시 관광이 아닌 ‘머무름’에 있다. 타인의 일상 속에 잠시 들어가 보는 경험은 교실에서 얻기 어려운 배움으로 남는다.
세계는 멀리 있지 않다. 낯선 도시의 한 가정, 익숙하지 않은 식탁 위에서 세계는 가장 가까운 얼굴로 다가온다. 곡성 청소년들이 보타에서 보낸 4박 5일은 여행이라기보다 삶의 연습에 가깝다. 타인을 이해하는 법, 차이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그렇게 한 집의 문을 열며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