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겨울 도심의 풍경은 차갑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안양시는 범계역 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이 올해도 100도를 넘겼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진행된 모금 결과, 시민과 기업의 참여로 온도는 최종 101도에 도달했다. 수치로는 1도 차이지만, 그 안에는 두 달 동안 쌓인 도시의 온기가 담겼다.
이번 모금은 안양시와 안양시나눔운동본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한 ‘희망 2026 나눔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캠페인은 성금 900만 원이 모일 때마다 온도탑의 눈금이 1도씩 오르는 방식으로 운영돼, 참여자들이 나눔의 성과를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최종 모금액은 9억 1,078만 원에 이르렀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이어진 상황에서도 기업들의 참여는 꾸준했다. ㈜삼진, ㈜효성 안양공장, ㈜코스콤, ㈜엘엠에스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금을 기탁하며 나눔의 약속을 지켰다. ㈜미미 등 새로운 기업들도 캠페인에 동참해 참여의 폭을 넓혔다. 숫자보다 인상적인 것은 ‘매년 이어지는 참여’와 ‘처음 내딛는 발걸음’이 한 공간에서 만났다는 점이다.
종교·의료·지역 단체들의 후원도 더해졌다. 평촌새중앙교회와 갈멜산금식기도원, ㈜에이에프씨, 세광산업㈜, 인방동물의료센터 등은 생필품과 백미 등을 후원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보탰다. 범계역 광장을 오가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역시 온도탑의 눈금을 조금씩 끌어올렸다. 출근길 동전 하나, 퇴근길 짧은 발걸음이 모여 도시의 겨울을 덜 춥게 만들었다.
모금된 성금은 생계와 의료, 긴급 지원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사용될 예정이다. 안양시는 위기가정과 취약계층이 겨울을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신속한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범계역 광장이 단순한 교통의 거점이 아니라, 연대와 공감의 장소로 기능한 셈이다.
온도탑의 숫자는 곧 사라지지만, 그 아래에서 오간 마음은 오래 남는다. 올겨울 안양의 광장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따뜻했다. 도시를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면, 그곳에 남은 사람들의 온기를 읽는 일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