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전남 곡성이 ‘여행지’의 풍경을 ‘살아가는 장소’의 시간으로 확장한다. 곡성군미래교육재단은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노인의 인지기능 강화를 목표로 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30일 밝혔다. 이름은 ‘시니어 생활문해교실’. 단순한 여가 프로그램을 넘어, 노년기의 삶의 질을 실제로 끌어올리는 교육을 지향한다.
이번 과정은 곡성군성인문해교사협의회 소속 교사들이 전문자격을 취득하고 약 8개월에 걸친 준비 끝에 완성했다. 핵심은 두 축이다. 수 개념과 공간 인식 능력을 자극하는 ‘시니어 뇌블럭’과, 절기와 계절에 맞춘 전통 소품 제작을 중심으로 한 ‘노인인지미술공예’다. 블럭 활동은 의사소통과 문제 해결을 돕고, 미술공예는 손가락 소근육을 자극해 성취감과 정서적 안정에 힘을 보탠다.
재단은 이 과정을 2026년 신규 시범사업으로 기획했다. 뇌 기능 활성화, 소근육 발달, 회상 기법을 결합해 인지·정서·신체를 아우르는 구조다. 교육은 ‘가르치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시간’에 가깝다. 익숙한 계절 이야기와 손의 움직임이 연결되며, 참여자들은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자연스럽게 꺼내 놓는다. 그 과정에서 공동체의 대화가 되살아난다.
모집은 2월 2일부터 20일까지다. 참여를 희망하는 마을이나 기관은 읍·면사무소에 개설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선정된 기관에는 3월 16일부터 10월 30일까지 총 32주간 전문 강사가 파견돼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장기 운영을 통해 변화의 축적을 꾀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곡성은 그동안 농촌 교육과 평생학습을 지역 정책의 중심에 두어왔다. 이번 시니어 생활문해교실은 그 연장선에서 ‘노년의 배움’을 생활 속으로 끌어들인다. 관광객이 스쳐 지나가는 장소가 아니라, 주민의 하루가 켜켜이 쌓이는 지역이라는 메시지도 분명하다.
여행은 길 위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곡성의 시니어 생활문해교실은 배움이 일상이 되는 순간을 만들며, 지역의 내일을 천천히 단단하게 다져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