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호텔은 낯선 도시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얼굴이다. 침대와 조식, 전망과 서비스로 기억되지만, 그 공간이 품은 태도는 종종 여행의 인상을 좌우한다. 글로벌 호텔 그룹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국내 18개 호텔과 함께 조성한 유니세프 기금을 기탁한 소식은, 호텔이라는 공간이 어디까지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2025년 한 해 동안 국내 산하 호텔들이 다양한 자선 활동을 통해 모은 1천7백만 원의 기부금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기부금 전달식은 지난 1월 29일, 르메르디앙 & 목시 서울 명동에서 열렸다. 행사장은 소박했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했다. 여행 산업이 축적한 신뢰와 네트워크가 사회적 연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이번 기부금은 단일 이벤트가 아닌, 연중 이어진 참여의 결과다. 국내 18개 매니지먼트 호텔이 유니세프 모금함 운영에 동참했고, 임직원 자선 볼링대회와 사랑의 반지 판매 같은 프로그램이 더해졌다.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기금 활동도 함께 진행되며, 호텔 안팎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기부의 흐름에 연결됐다. 모인 성금은 전 세계 취약 아동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행보는 일회성 사회공헌과는 결이 다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지진 피해 지역 아동을 위한 긴급 구호 지원을 비롯해, 교육과 보건, 보호 영역에서의 인도적 지원을 꾸준히 이어왔다. 단발적인 ‘선행’이 아니라, 임직원과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갖는다.
여행 산업은 팬데믹 이후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질문을 받고 있다. 관광이 지역과 세계에 어떤 가치를 남길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메리어트의 이번 기부는 호텔이 소비의 종착지가 아니라, 연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객실과 로비, 레스토랑에서 시작된 작은 선택들이 국경을 넘어 아이들의 삶으로 이어진다.
이번 유니세프 자선활동에는 국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한국 지사를 비롯해 JW 메리어트 서울과 동대문 스퀘어 서울,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 스파, 쉐라톤 그랜드 인천, 알로프트 서울 명동,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수원,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판교·보타닉 파크·타임스퀘어,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세종,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 대구 메리어트,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 송도 비치, AC 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금정 등 총 18개 호텔이 참여했다. 브랜드와 지역, 규모를 넘어 연대의 폭을 넓힌 셈이다.
남기덕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한국·필리핀·베트남 지역 대표는 “국내 메리어트 호텔과 임직원, 고객이 함께한 이번 기부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갈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니세프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아동 권리 증진을 담당하는 유일한 유엔 산하기구다. 전 세계 어린이를 대상으로 보건, 영양, 식수·위생, 교육, 보호, 긴급구호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국위원회는 이러한 활동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국내 아동 친화 사회 조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여행은 머무는 동안 끝나지 않는다. 머문 뒤 무엇을 남겼는지가 여행의 진짜 기록이 된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유니세프 기부는 호텔이 제공하는 환대가 객실 밖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행의 온기가 아이들의 삶으로 이어질 때, 그 길은 비로소 더 멀리 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