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문화는 언제나 ‘시간이 남을 때’ 혹은 ‘비용이 허락할 때’ 선택되는 영역이었다. 경기도가 내놓은 ‘경기 컬처패스’는 이 오래된 공식을 뒤집는 시도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추진한 이 문화소비쿠폰 플랫폼은 지난 26일 공식 서비스 오픈과 동시에 주요 모바일 앱 마켓 인기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경기 컬처패스’는 경기도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문화소비 지원 플랫폼이다. 영화, 공연, 전시, 스포츠, 숙박, 액티비티, 도서까지 총 7개 분야의 콘텐츠를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도록 소비쿠폰을 제공한다. 지난해 9월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모바일 앱 기반의 정식 서비스로 전환되며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현재 이용 회원 수는 약 20만 명에 달한다.
초반 반응은 수치로 확인된다. 서비스 오픈 나흘째인 29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전체 무료 앱 인기 차트 3위, 라이프스타일 부문 1위를 기록했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라이프스타일 부문 1위에 올랐다. 공공 서비스 기반 앱이 민간 플랫폼과 경쟁해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관심은 실제 이용으로 이어졌다. 오픈 직후 사흘간 발급된 문화소비 쿠폰은 3만5천여 장에 이른다. 단순 다운로드에 그치지 않고, ‘써보는 서비스’로 안착하고 있다는 의미다. 앱을 중심으로 한 홍보 방식과 민간 플랫폼과의 연계가 실질적인 이용자 유입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성과의 배경에는 시범사업과 달라진 몇 가지 변화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지원 규모다. 1인당 연간 지원 한도는 지난해 2만5천 원에서 올해 최대 6만 원으로 크게 늘었다. 체감 혜택이 분명해지면서 문화 소비의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다.
이용 분야 역시 확장됐다. 기존 영화·공연·숙박·액티비티 중심에서 올해부터 도서 분야가 새롭게 포함됐다. CGV, 티켓링크, 여기어때 등 기존 제휴처에 더해 롯데시네마가 합류했고, 교보문고도 순차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이용자들의 활용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문화정책의 관점에서 보면 ‘경기 컬처패스’는 단순한 할인 서비스가 아니다. 공연장이나 영화관을 찾는 행위뿐 아니라, 책을 사고, 숙소를 예약하고, 체험형 여행을 떠나는 일상 전반을 문화 소비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지역 내 문화 인프라를 활성화하고, 도민의 여가 선택권을 넓히는 효과도 기대된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2026년을 향한 문화관광 기회 확대라는 도정 방향에 맞춰 콘텐츠와 혜택을 계속 확충할 계획”이라며 “도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문화는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오늘 저녁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경기 컬처패스’는 그 선택을 조금 더 가볍게 만들었다. 쿠폰 한 장으로 영화관에 들어서고, 책을 고르고, 여행을 계획하는 순간들. 경기도의 이 실험이 일상의 문화 지형을 어떻게 바꿔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