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한국 관광이 마침내 팬데믹 이전의 시간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방한 외래관광객 수가 150만 명을 돌파하며 2019년 같은 달을 웃돌았다. 특정 국가에 기댄 회복이 아니라, 시장 전반에서 고르게 나타난 반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12월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은 151만8천여 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약 20%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12월과 비교해도 104% 수준에 해당한다. 단순한 회복을 넘어 ‘초과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가별 흐름을 보면 변화는 더욱 분명해진다. 12월 한 달 동안 가장 많은 관광객을 보낸 국가는 중국으로 약 39만 명을 기록했다. 일본이 30만 명 선으로 뒤를 이었고, 대만·미국·홍콩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 시장은 아직 2019년 대비 80%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일본은 이미 당시를 넘어섰다. 특히 대만과 미국은 팬데믹 이전보다 각각 180%, 130% 이상 증가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방한 관광의 구조가 점차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때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흐름에서 벗어나, 중화권·미주·동남아·중동까지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인 변화로 읽힌다. 실제로 아시아·중동 권역 전체는 2019년 대비 105% 수준을 회복했고, 구미주 시장은 120%에 육박했다.
이 같은 흐름은 연간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래관광객은 약 1,894만 명으로, 전년보다 15% 이상 늘었다.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08% 수준이다. 중국·일본이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대만·미국·동남아 국가들의 성장률이 이를 견인했다.
전문가들은 이 수치를 단순한 ‘여행 수요의 복귀’로 보지 않는다. 항공 노선 정상화, 무비자·전자비자 확대, 지역 관광 콘텐츠 강화 등 복합적인 정책 효과가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K-콘텐츠와 연계한 도시 관광, 자연·미식·치유를 결합한 체류형 여행이 중장기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같은 기간 국민 해외관광 역시 활발했다. 지난해 12월 해외로 출국한 국민은 약 275만 명으로, 2019년 같은 달보다 오히려 많았다. 연간 기준으로도 해외여행객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관광과 해외 관광이 ‘제로섬’이 아니라, 동시에 확장되는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관광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방한 시장은 회복의 속도보다 ‘구성의 변화’가 핵심이라는 판단에서다. 숫자가 늘어난 것보다, 어떤 나라에서 어떤 목적의 여행자가 오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152만 명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한국 관광이 팬데믹 이전의 기억을 넘어 새로운 기준선을 세웠다는 신호다. 이제 과제는 분명하다. 늘어난 방문객을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고, 얼마나 깊이 한국을 경험하게 할 것인가. 회복을 넘어 ‘다음 단계’로 가는 문은 이미 열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