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홍콩의 미식은 수상 경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동네 골목에서 끓는 국물, 가족이 이어온 불 앞의 시간, 하루의 리듬에 맞춰 열고 닫는 식당이 도시의 식문화를 만든다. **홍콩관광청**이 공개한 미식 가이드 ‘테이스트 홍콩(Taste Hong Kong)’은 이 지점을 정확히 짚는다. 현지 마스터 셰프 50여 명이 직접 참여해 홍콩 전역의 레스토랑 250곳을 엄선했다.
가이드는 중식 요리 교육·인증 기관인 중화요리협회(Chinese Culinary Institute)와 협업해 제작됐다. 중식 마스터 셰프 과정을 수료한 현지 셰프들이 평소 즐겨 찾는 단골과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리스트를 구성했다. 인기 순위나 트로피 나열을 넘어, 지역에 뿌리내린 음식의 맥락을 현지인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구성은 폭넓다. 다이파이동과 차찬텡 같은 생활형 식당부터 면 요리 전문점, 디저트 가게, 가족이 운영하는 로컬 맛집, 감각적인 카페, 호텔 레스토랑, 미쉐린 선정 파인 다이닝까지 고루 포함됐다. 여행자가 지나치기 쉬운 골목의 식탁을 주요 무대로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제작에는 홍콩 요식 업계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참여했다. 미쉐린 3스타 포럼 레스토랑의 아담 웡 총괄 셰프와 모트32 그룹의 리 만싱 총괄 셰프가 각자의 전문성과 노하우로 추천을 더했다. 아담 웡은 “홍콩 음식을 떠올리면 늘 동네 식당이 먼저 떠오른다”며 소규모 공간이 보여주는 식문화의 본질을 강조했다. 리 만싱 역시 “따뜻한 국수 한 그릇, 친구들과 나누는 훠궈 같은 일상이 홍콩 미식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테이스트 홍콩’은 여행자와 주민 모두를 위한 가이드다. 250곳을 지역별로 정리해 새로운 미식 동선을 제안하고, 전통 웍 요리의 주방부터 골목 식당까지 셰프의 추천을 따라 자연스럽게 도시를 경험하도록 돕는다. 가이드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영상과 지도 형태로 제공되며, 전자책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주요 MTR 역과 버스 정류장, 관광 안내 표지판에는 QR 코드가 설치되고, 명소와 대형 쇼핑몰·호텔에서는 홍보 영상이 상영된다.
미식의 도시는 메뉴가 아니라 사람으로 완성된다. 셰프의 단골을 따라가는 이 가이드는 홍콩의 식탁을 일상의 높이에서 보여준다. ‘테이스트 홍콩’은 화려한 한 끼보다 오래 남는 한 그릇을 찾는 여행자에게, 가장 홍콩다운 길을 열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