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기도 김포시가 반세기 넘게 닫혀 있던 한강 하류의 섬을 시민의 공간으로 되돌린다. 김포시는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던 백마도를 올해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로 약 500m, 세로 300m의 타원형 섬으로, 1970년 지정 이후 50년 넘게 ‘지도 밖’에 머물렀던 공간이다.
개방의 전제는 안전이다. 김포시는 군 당국과 협의를 이어오며 군 작전 보완시설과 안전시설을 단계적으로 설치해 개방 시점을 잡았다. 동시에 단절된 수변 동선을 복원한다. 백마도에서 김포대교로 이어지는 구간의 철책 540m를 철거하고, 철조망으로 끊겨 있던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하나로 잇는 계획이다. 한강 하류의 풍경을 끊김 없이 누리는 ‘연결의 길’이 완성된다.
접경 수변의 생활 안전을 높이는 사업도 병행된다. 홍도평 통문에서 향산 배수펌프장까지 2.5㎞ 구간에서는 어민 이동로 포장 사업을 추진해 유실 지뢰로 인한 사고 위험을 낮춘다. 물길과 생업이 맞닿는 접경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더 나아가 김포와 강화 사이 좁은 해협인 염하 일대 6.6㎞ 구간의 이중 철책을 걷어내고, 기존 군 순찰로를 시민 산책로로 전환한다.
이번 개방은 관광의 문법을 바꾸는 사건이다.
한강 하류와 접경 수변은 그동안 ‘보이지 않는 경계’로 남아 있었다. 철책이 사라지면 풍경이 열리고, 길이 이어지면 체류가 시작된다. 백마도는 섬 자체의 크기보다 상징성이 크다. 한강의 하구, 접경의 수변, 도시와 자연의 경계가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조류와 습지가 어우러진 생태 환경은 걷기 여행과 관찰형 콘텐츠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
김포시는 수변공간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뒤, 단계적으로 시민 접근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산책과 자전거, 조망 포인트를 엮어 일상형 수변 관광을 구축하고, 강화와의 연계 동선도 검토한다. 닫혀 있던 공간을 ‘머무는 길’로 바꾸는 실험이다.
경계는 선으로 그어지지만, 일상은 길로 이어진다. 백마도의 개방은 군사시설의 해제라는 행정 절차를 넘어, 접경 수변을 시민의 삶과 여행으로 돌려놓는 상징적 전환이다. 철책을 걷어낸 자리에서 김포의 다음 장이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