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전남 순천시가 2026년 장애인일자리사업을 대폭 확대하며 ‘함께 사는 도시’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시는 전년보다 37명 늘어난 총 333명의 장애인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생활과 사회 참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단순 고용을 넘어, 일상이 도시 곳곳으로 스며드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사업에는 총 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운영 분야는 일반형, 복지형, 특화형, 전남형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등 4개 축이다. 일반형 일자리에는 52명이 참여해 시청과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행정도우미로 근무한다. 서류 정리와 민원 보조 등 행정의 빈틈을 메우는 역할로, 공공서비스의 현장 밀도를 높인다.
복지형 일자리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35명이 참여해 환경정비 활동과 장애인 주차구역 계도 업무를 수행한다. 이는 도시 미관 개선과 질서 확립이라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진다. 시민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이들의 노동은 ‘도움’이 아니라 ‘역할’로 인식된다.
특화형 일자리도 눈길을 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 파견 서비스에는 8명이 참여해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의 건강 관리를 돕는다. 발달장애인 요양보호사 보조 일자리에는 18명이 배치돼 요양보호사의 업무를 지원하며, 고령자와 장애인의 일상을 함께 지탱한다. 돌봄의 현장에서 돌봄을 배우는 구조다.
전남형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에는 20명이 참여한다. 장애인 차별 예방 교육, 연극과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장애 인식 개선에 나선다. 무대와 교육 현장은 또 다른 일터가 되고, 표현은 노동이 된다. 이는 관광도시로 알려진 순천이 ‘사람의 가치’를 콘텐츠로 확장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순천은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등 자연자산으로 주목받아 왔다. 여기에 일자리라는 사회적 기반을 더해, 머물고 싶은 도시의 조건을 넓히고 있다. 일은 개인의 생계이자 도시의 품격이라는 인식이 정책에 반영된 셈이다.
도시는 건물보다 사람으로 완성된다. 순천의 장애인일자리 확대는 복지 정책을 넘어 도시 운영의 방향을 묻는다. 누군가의 하루가 역할로 채워질 때, 공동체의 풍경도 달라진다. 일로 연결된 자립의 시간들이 쌓여, 순천은 조금 더 단단한 도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