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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여수 예술랜드에서 만난 풍경

최치선 기자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여수 예술랜드에서 만난 풍경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거대한 손이 바다 쪽으로 뻗어 있다. 누군가를 붙잡기보다는, 이미 떠나간 것을 조용히 배웅하는 손 같다. 손바닥 위에 서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말을 멈춘다. 대신 바람이 먼저 지나가고, 그 바람 뒤로 느리게 시간이 온다. 손의 결은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처럼 겹겹이 쌓여 있고, 그 위에 선 사람들은 잠시 각자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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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예술랜드 조각공원 (사진=최치선 기자)

 

손끝 너머로 원형의 궤도가 하늘을 가로지른다. 천천히 회전하는 관람차는 바다와 숲, 도시의 경계를 한 바퀴씩 확인하듯 움직인다. 오르내림의 속도는 느리고, 그 느림이 이 장소의 규칙처럼 느껴진다. 여기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손은 말없이 버티고 있고, 우리는 잠시 기대면 된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알을 깨고 나오는 조각이 있다. 완성되지 않은 몸, 막 세상으로 나오는 형상. 탄생은 늘 균열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곳은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보여줄 뿐이다. 깨짐과 나아감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이 공원에서 조각들은 풍경을 지배하지 않는다. 대신 풍경 속으로 스며든다. 바다는 배경이 되고, 조각은 질문이 된다. 나는 그 질문 앞에서 오래 서 있다가, 결국 답을 찾지 않기로 한다. 답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손 위에 서서 나 자신을 잠시 내려다보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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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예술랜드 조각공원(사진=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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