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여행지의 맛은 골목에서 시작되지만, 때로는 호텔 식탁에서 완성된다. 전국 주요 지역의 랜드마크 호텔로 자리 잡은 라한호텔이 전북 순창군과 손잡고 로컬 미식의 무대를 호텔 안으로 옮겼다. 전주 한옥마을을 내려다보는 라한호텔 전주에서 지역의 발효와 계절, 그리고 새로운 해석이 한 접시에 오른다.
라한호텔은 전북 순창군과 협업해 라한호텔 전주에 ‘로컬푸드존’을 운영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이원일, 유현수 등 유명 셰프들이 참여해 순창의 대표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운영 기간은 25일까지다.
경주·전주·포항·울산·목포 등 지역 명소에 자리한 라한호텔은 그동안 지역의 고유한 맛을 호텔 미식 콘텐츠로 풀어내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라한호텔 전주는 전주비빔밥을 변주한 ‘전주 비빔빙수’, 구절판을 응용한 ‘전주 한상 퐁듀’ 등 계절마다 이색 메뉴를 선보이며 로컬 미식의 가능성을 확장해 왔다.
이번 ‘로컬푸드존’은 호텔 조식뷔페 공간을 지역 미식의 창구로 삼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옥마을의 기와지붕이 내려다보이는 조식 레스토랑 ‘더플레이트’에는 ‘순창 대표 미식 코너’가 마련됐다. ‘순창 고추장 불고기’는 전통 고추장에 사과·배·양파를 더한 특제 소스로 고기를 일주일 이상 숙성한 뒤 숯불에 구워, 은은한 불향과 매콤달콤한 감칠맛을 살렸다.
한 접시에 담긴 ‘순창 삼합’은 전라도 음식의 결을 보여준다. 섬진강 고추장 장어, 순창 씨간장 김치, 순창 청국장 수육이 발효장의 깊이를 중심으로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디저트 역시 지역의 경계를 넓힌다. ‘순창 담은 초콜릿’ 3종은 고추장과 초콜릿의 이질적인 만남을 시도했고, 특히 고추장 두바이 초콜릿은 달콤함 뒤에 알싸한 매운맛이 남는다. 우석대학교와 순창군이 함께 개발한 ‘순창 콩이빵’은 장류의 핵심 원료인 콩을 담백한 간식으로 풀어냈다.
라한호텔은 이번 반응을 토대로 로컬푸드존을 단계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여행지에서 대표 음식을 놓치고 돌아오는 아쉬움을 호텔 식탁에서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라한호텔 관계자는 “지역의 가치와 문화를 담은 미식 콘텐츠로 로컬과 상생하는 모델을 만들고자 했다”며 “라한호텔 전주를 시작으로 라한셀렉트 경주,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행의 기억은 결국 맛으로 남는다. 전주의 아침 식탁에서 만나는 순창의 맛은, 그 기억을 조금 더 깊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