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아프리카 서해안 너머, 대서양의 햇빛이 오래 머무는 섬이 있다. 카보베르데의 살(Sal)은 눈부신 백사장과 맑은 바다로 이름난 휴양지이지만, 아직 대중의 발길이 붐비지 않는 여유를 간직하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부킹닷컴(Booking.com)이 발표한 ‘2026년 꼭 가봐야 할 세계 10대 관광지’에 이름을 올리며, 이 섬은 조용한 여행지에서 주목받는 목적지로 발돋움했다. 포르투갈과 아프리카, 크리올 문화가 겹겹이 스며든 살 섬은 화려한 관광 대신 느린 리듬과 자연의 결을 앞세워, 올해 여행자들이 찾는 새로운 기준을 보여준다.
살 섬은 세계적인 윈드서핑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일정한 바람과 완만한 파도는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폭넓게 끌어들인다. 해변을 따라 흐르는 일상에는 모르나와 푸나나 음악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고, 저녁 무렵이면 바다와 음악이 하나가 된다.
섬 남부의 산타마리아 마을은 살 여행의 중심이다. 소박한 현지 시장과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관광지라기보다 삶의 터전에 가까운 풍경이 펼쳐진다. 카보베르데의 대표 음식인 카추파 스튜와 신선한 해산물 요리는 이 섬의 시간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
자연은 살 섬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화산 활동의 흔적이 남은 페드라 데 루메 소금 평원은 바닷물보다 높은 염도로 몸이 저절로 떠오르는 독특한 체험을 선사한다. 섬 북서부의 부라코나 블루 아이는 햇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깊은 파랑으로 변하는 천연 풀로, 살 섬의 자연미를 상징하는 장소다. 한적한 어촌 마을 팔메이라(Palmeira)에서는 관광의 속도가 더욱 느려진다.
숙소 선택 역시 휴식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산타마리아 해변을 따라 자리한 ROBINSON Cabo Verde는 넓은 해변과 바로 연결된 성인 전용 리조트다. 요가와 웰니스 프로그램, 피트니스와 수상 스포츠까지 균형 있게 갖춰져 있으며, 여러 레스토랑과 바에서는 현지 음식부터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살 섬의 매력은 화려함보다 균형에 있다. 자연과 음악, 음식과 휴식이 과하지 않게 이어지며 여행자를 천천히 풀어놓는다. 바쁘게 소비하는 여행이 아니라, 머무는 시간을 음미하는 여행을 원한다면 대서양 한가운데 놓인 이 섬은 충분한 이유가 된다.

![[기획] 부킹닷컴 선정 2026 세계 10대 여행지..2. 카보베르데의 명소.](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7e2b9cb3-9118-476d-8887-f35868ae0e5d/00-legacy-cover-1340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