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사진은 여전히 기록의 언어일까. 혹은 이미 다른 차원의 매체로 이동한 것일까. 부산 해운대에 자리한 고은사진미술관에서는 이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고은사진미술관과 KT&G 상상마당이 함께해온 ‘올해의 작가전’은 올해로 15회를 맞으며, 동시대 사진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준다.
고은사진미술관과 KT&G 상상마당은 1월 29일부터 3월 27일까지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에서 《고은사진미술관 & KT&G 상상마당 올해의 작가전》을 개최한다. 두 기관은 2012년부터 신진 사진가 발굴과 지원을 목표로 공동 프로젝트를 이어오며, 사진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실험성과 완성도를 함께 갖춘 전시를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는 제15회 KT&G SKOPF를 통해 선정된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올해의 최종 사진가’로 선정된 성의석 작가는 디지털 환경 속 이미지의 결합과 변형을 통해 사진 매체의 경계를 탐구해왔다. AI 기반 이미지 실험을 중심으로 한 그의 작업은 서울예술대학교 ‘예술의 빛’ 수상 등을 통해 신진 작가로서 주목받아 왔다.
‘올해의 사진가’로 선정된 김영경 작가는 기술의 발전과 매체 변화가 인간의 감각에 남기는 흔적을 사진적으로 풀어낸다. 대표작인 5부작 시리즈 ‘흐르는 땅’은 전환과 이동의 구조를 통해 동시대 사회의 징후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그는 박건희문화재단 ‘미래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원김 작가는 동시대 인식 체계를 사진으로 확장해온 작업으로 국제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Paradise Complex’ 시리즈는 독일 폴크방 미술관에 소장되며, 사진이 사회적 감각과 어떻게 맞닿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사진을 기록에 머무는 도구가 아닌, 기록적이면서도 확장적이고 실험적인 매체로 활용한다. 제도와 통념에 대한 미묘한 저항, 삶과 이미지의 이동성, 동시대의 멸종 감각 등은 서로 다른 언어로 드러나며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각, 미래의 징후를 연결한다.
전시 개막일인 1월 29일 오후 3시에는 참여 작가들이 직접 관객과 만나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작품의 제작 배경과 작업 세계, 그리고 오늘날 사진 매체가 어떤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는지에 대한 대화가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