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여행은 숫자로 끝나지 않는다. 한 나라의 풍경과 문화, 사람의 온기가 쌓여 신뢰가 될 때 비로소 산업이 된다. 아일랜드가 세계 여행 시장을 향해 다시 문을 넓혔다. 회복을 넘어 도약을 준비하는 전략이 구체화됐다.
아일랜드 관광청은 최근 피터 버크 관광부 장관과 전국 관광업계 관계자 60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2026년까지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 목표는 명확하다. 전략적 지원과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해외 관광수입을 2031년까지 연간 100억 유로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는 최근 수년간의 변동성을 딛고 연평균 6%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관광청은 2025년을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연초 더블린 공항 여객 제한 등으로 쉽지 않은 해로 진단했다. 방문객 수와 지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8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며 회복의 신호를 확인했다. 이러한 흐름 위에서 2026년을 본격 반등의 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마케팅의 무대는 15개 주요 해외 시장이다. 미국과 영국이라는 핵심 시장의 입지를 유지하는 동시에, 유럽 본토에서의 점유율 확대, 캐나다 등 성장 시장 투자, 중국과 인도에서의 장기 파트너십 구축에 나선다. 항공·해상 운송사와의 공동 캠페인을 통해 노선 수요를 촉진하고, 투자 대비 15대 1의 효과를 목표로 한다.
콘텐츠 전략도 공격적이다. 관광청이 공동 제작한 방송 TV와 스트리밍 여행 프로그램은 수백만 시청자에게 아일랜드를 소개한다. 로넌 키팅, 마틴과 로마 켐프, 더못 오리리 등 유명 인사가 참여한 시리즈는 풍경을 넘어 사람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미식 관광과 도보 여행, 주요 도시 체류형 콘텐츠도 강화된다.
이날 공개된 글로벌 광고 캠페인 Ireland Goes Beyond는 아일랜드가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하는 여행지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다. 광고·홍보·디지털·소셜 미디어와 AI를 결합해, 여행 정보를 탐색하는 순간부터 예약까지 이어지는 접점을 촘촘히 설계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뒤따른다. 피터 버크 장관은 관광을 핵심 경제 동력으로 규정하며 2026~2030년 부문별 자본 계획에 4억 유로를 배정했다. 음식·요식업 부가가치세 인하와 전략적 항공 접근 기금 조성, 7,143만 유로 규모의 해외 관광 마케팅 기금도 포함됐다.
앨리스 맨서그 관광청 최고경영자는 “관광은 지역 일자리를 만들고 매년 약 800만 명의 해외 방문객에게 아일랜드를 소개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다양한 시장에서의 균형 잡힌 성장을 통해 연중 관광의 혜택을 전국으로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여행은 ‘새로움’을 찾는다. 아일랜드는 그 기대의 다음 장을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