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동진강은 지나치게 고요하다. 김제와 부안을 가로지르는 강물 위로 하늘은 옅은 푸른빛을 풀어놓고, 갈대는 말라붙은 몸을 세운 채 바람에만 반응한다. 나뭇가지들은 모두 잎을 내려놓고, 강둑에 서 있는 풍경은 오래된 사진처럼 시간을 멈춘다. 물은 차갑고, 빛은 낮다. 이곳에서는 어떤 감정도 크게 소리 내지 않는다.
2018년 1월 3일 아침 8시 3분, 막내동생은 마흔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화장장에서 꺼낸 동생의 몸은 믿기지 않게 뜨거웠다. 살아 있을 때보다 더 뜨거운 체온을 안은 채, 나는 이 차디찬 동진강 앞에 섰다. 그리고 흘려보냈다. 죽어서라도 자유롭게, 서해로 나아가 지구를 여행하라고. 그게 내가 해줄 수 있었던 유일한 여행이었다.
생전 우리는 한 번도 함께 여행하지 못했다. 밥 한 끼 제대로 나누지 못했다. 병원 옥상에 한 번만 데려가 달라는 마지막 부탁도, 약물 파우치와 소변주머니가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외면했다. 나는 형이었지만 끝내 가장 비겁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해마다 1월 3일이 되면 이 강으로 온다. 사죄하듯 서서, 눈물처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본다. 동진강은 오늘도 말없이 서해로 흘러간다. 강은 바다로 가지만, 후회는 아직 이 자리에 남아 있다. 다만 나는 매년 이 풍경 앞에서 같은 말을 반복한다. 미안하다고, 너무 늦었다고.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동진강으로 보내는 눈물](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d395a4b3-c4e0-44e1-b36f-7d44d755fe42/00-legacy-cover-1337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