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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비는 기숙사, 세계 청년을 부르다…정읍의 ‘역발상 관광’

농한기 유휴시설을 숙소로…외국인 유학생 80명, 4주간 ‘머무는 정읍’ 체험

김보라 기자
겨울에 비는 기숙사, 세계 청년을 부르다…정읍의 ‘역발상 관광’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겨울이면 한산해지는 지방 관광지의 고민을 정읍이 ‘공간’으로 풀었다. 정읍시는 농한기에 비어 있는 농업 근로자 기숙사를 활용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정읍 글로벌 청년 겨울캠프’를 처음 가동한다. 지역의 대표 명소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참가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며 정읍을 세계에 알리는 ‘체류형 홍보’ 모델을 겨울 한복판에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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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겨울캠프운영(제공=정읍시)

정읍시가 내놓은 해법은 단순하다. “겨울에 비는 곳을 겨울에 채운다.” 농업계절근로자가 입국하지 않는 시기, 텅 빈 공공기숙사를 참가자 숙소로 제공했다. 방치되기 쉬운 유휴시설을 관광의 기반으로 바꾼 셈이다. 관광 비수기를 “사람이 머무는 시간”으로 전환하려는 목적도 분명하다.

 

캠프는 1월 19일부터 2월 14일까지 4주간 진행된다. 2주씩 두 기수로 운영되며, 기수마다 외국인 유학생 30명과 한국인 서포터즈 10명이 함께 움직인다. 총 80명이 정읍에 머물며 지역의 겨울을 ‘여행’이 아닌 ‘생활’의 리듬으로 경험한다. 정읍은 이들을 단발성 방문객이 아니라,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확산을 일으킬 ‘글로벌 홍보대사’로 설정했다.

 

동선은 정읍의 대표 자산을 고르게 엮었다. 내장산 국립공원은 겨울 정읍의 첫 장면이다. 완만한 코스부터 난도 있는 능선 코스까지 선택지가 넓고, 케이블카로 사계절 풍경을 압축해 만날 수도 있다. ‘눈이 오면 더 아름다운 산’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곳이다.

 

구절초 지방정원은 ‘겨울 정원’의 묘미를 보여준다. 가을의 이름값이 크지만, 겨울에는 사람 대신 바람과 나무가 풍경을 정리한다. 동절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안내돼, 짧은 일정에도 담기 좋다.

 

정읍이 가진 ‘역사’도 캠프의 축이다.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는 사건의 무게를 체감하게 한다. 황토현 전적지 일대에 조성된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은 상설전시와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장형 역사’로 기억을 환기한다. 여행자에게는 사진보다 오래 남는 장면이 된다.

 

이 캠프의 핵심은 결국 ‘콘텐츠 제작’이다. 참가자들은 겨울 농촌 체험과 전통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개인별 SNS 콘텐츠와 팀 프로젝트를 통해 정읍을 자신들의 언어로 재해석한다. 정읍은 홍보를 “내가 찍은 것, 내가 느낀 것”에서 시작시키려 한다. 여행지가 스스로를 설명하는 시대는 지났고, 이제는 방문자가 도시의 문장을 만들어낸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유휴 공공시설을 활용한 겨울 관광 콘텐츠가 정읍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는 운영 성과를 분석해 체류형 관광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읍의 겨울은 ‘없는 것을 새로 짓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다르게 쓰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비어 있던 기숙사에 청년이 들어오고, 조용했던 계절에 이야기가 생긴다. 이 역발상이 성공한다면, 정읍의 겨울은 더 이상 비수기가 아니라 ‘가장 잘 머무는 계절’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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