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는 건너는 길이 아니라,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 자리였다.
청양의 산자락이 물에 비친 오후, 다리는 바람을 먼저 흔들고 그 다음에 사람을 흔든다. 발 아래 호수는 고요한데, 그 고요 위를 건너는 우리는 늘 조금씩 흔들린다. 그래서 이 다리는 묻는 것 같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은지, 목적지보다 지금의 풍경을 더 오래 바라봐도 되는지.
붉은 주탑 끝에서 다리는 한 번 더 숨을 고른다. 케이블을 타고 전해지는 미세한 떨림, 물 위에 번지는 구름의 그림자, 숲에서 흘러나온 초록의 냄새가 한꺼번에 다가온다. 건너편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오히려 느려진다. 빨리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잠시 머물기 위해 건너는 길이라는 걸 이 다리는 알고 있는 듯하다.
다리를 건넌 뒤에도 흔들림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발바닥이 아니라 기억 속에서, 하루의 속도에서, 삶의 중심에서. 그래서 청양의 출렁다리는 돌아서서 한 번 더 바라보게 된다.
이미 건넜는데도, 아직 다 건너지 못한 것처럼.
흔들렸기에 남는 풍경. 건넜기에 더 오래 머무는 시간이 되었다.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건너고 나서야 남는 흔들림](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c51428cf-d76d-4507-9c50-b012abf4f95d/00-legacy-cover-1335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