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준시
전국날씨날씨 불러오는 중…
2010.5~현재 · 누적 방문자 집계 중

이 기사를 다른 언어로 읽어보세요

트래블아이에서 저장한 영어·일본어·중국어 번역본을 언어별 주소로 불러옵니다.

뉴스

곡성의 술이 세계의 식탁에 오르다

최치선 기자
곡성의 술이 세계의 식탁에 오르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전남 곡성군의 작은 양조장에서 시작된 실험이 세계 미식 무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곡성군은 관내 농업회사법인 시향가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전통주 개발과 해외 수출 성과를 통해 지역 농업과 식품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술을 매개로 한 이 여정은 지역 농산물의 가능성을 다시 쓰는 과정이기도 하다.


2-3. 시향가 네오 40.png
시향가 네오 40(제공=곡성군)

 

곡성군 삼기면에 자리한 시향가는 곡성산 가루쌀과 토란 등 지역 농산물을 주원료로 프리미엄 전통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이다. 최근 인기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셰프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며, 전통주를 ‘마시는 술’에서 ‘요리와 완성되는 술’로 재정의하고 있다.

 

대표작은 곡성산 가루쌀 100%로 빚은 증류주 ‘네오’ 시리즈다. 시향가는 지난해 최강록 셰프와 협업해 ‘네오 40’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이어 올해에는 곡성산 가루쌀과 신동진 쌀을 브랜딩한 ‘네오25 화이트’를 출시했다. 전통 소주 제조 방식을 기반으로 하되 알코올 도수를 낮춰, 깔끔한 향과 부드러운 질감을 강조했다. 음식의 풍미를 해치지 않는 절제된 구조는 ‘술은 요리와 함께 완성된다’는 셰프의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다.

 

2-1. 마리주.JPG
마리주(제공=곡성군)

 

발효의 확장은 막걸리에서도 이어진다. 심성철 셰프와 함께 만든 토란 막걸리 ‘마리주’는 곡성산 토란을 주원료로 삼아 기존 쌀 막걸리와는 전혀 다른 질감과 깊이를 보여준다. 발효와 숙성의 시간을 중시한 이 술은 미국 뉴욕에서 심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납품되며, 한국 전통주의 또 다른 얼굴을 해외 식탁에 올리고 있다.

 

시향가의 도전은 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FTA 관련 절차와 FDA 인증을 완료하고, 품질 관리와 생산 시스템을 정비했다. 그 결과 미국 현지 법인과 달러화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에 나섰다. 지역 농산물을 기반으로 한 전통주가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양조장은 단순한 생산 시설이 아니다. 원료 선택부터 발효 방식, 숙성 시간, 요리와의 페어링까지 셰프와 함께 ‘술을 설계’하는 공간이다. 지역 농산물과 셰프의 철학, 양조 기술이 맞물리며 실험적인 술이 탄생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곡성의 가루쌀과 토란은 이제 지역을 넘어 세계로 향한다. 작은 양조장에서 시작된 이 실험은 한국 전통주가 다시 쓰이는 방식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술 한 병에 담긴 것은 알코올이 아니라, 지역의 시간과 농업의 미래다.

 

56.jpg
심성철셰프와 마리주(제공=곡성군)

 


KEEP EXPLORING

이어서 읽을 여행기사

검색하거나 + 버튼을 눌러 같은 섹션의 기사를 계속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