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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멈추고 걷다…경주, 황리단길의 속도를 바꾸다

대형 환승주차장 개방, 보행 중심 관광도시로의 전환

최치선 기자
차를 멈추고 걷다…경주, 황리단길의 속도를 바꾸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관광객이 몰릴수록 도시의 숨은 가빠진다. 경주시가 황리단길을 중심으로 한 도심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보행 중심의 관광 환경을 만들기 위해 대형 환승주차장을 운영한다. 차량 흐름을 분산시키고, 방문객의 이동 편의를 높이겠다는 선택은 ‘걷는 경주’를 향한 또 하나의 이정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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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 환승주차장 (제공=경주시)

 

경주시는 사정동 일원에 조성한 황리단길 공영주차장을 지난 3일부터 개방했다. 4만7000여㎡ 규모의 이 주차장은 차량 894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시설로, 관광지와 도심지로 유입되는 차량을 외곽에서 흡수하는 역할을 맡는다. 황리단길 일대의 주차 수요를 분산시키는 핵심 거점이다.

 

시설은 단순한 주차 공간을 넘어 이용 편의와 안전을 고려해 설계됐다. 화장실과 관리동을 갖췄고, 야간 이용을 고려한 조명과 보행 동선이 정비됐다. 주차관제 시스템을 도입해 차량 출입의 효율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차를 세우는 공간’에서 ‘도시로 진입하는 관문’으로 기능을 확장한 셈이다.

 

황리단길은 전통과 일상이 맞닿은 경주의 대표 관광 거리다. 골목마다 카페와 상점이 들어서며 발길이 늘었지만, 동시에 주차난과 교통 체증이 상시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환승주차장은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풀기 위한 장치다. 외곽에 차를 두고 도보로 이동하도록 유도해, 골목의 밀도를 낮추고 보행 안전을 높인다.

 

경주시는 이번 주차장 운영을 통해 도심 교통 관리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통과의 공간에서 체류의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다. 주차장과 관광지를 잇는 보행 동선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면, 상권과 골목의 체험 밀도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황리단길 환승주차장은 관광객 편의와 안전, 도심 교통 관리 기능을 함께 갖춘 기반 시설”이라며 “관광객 증가로 인한 주차난과 혼잡을 완화하고 보행 중심 관광 환경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의 질서를 관광 경쟁력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메시지다.


좋은 여행지는 속도를 강요하지 않는다. 차를 세우고 걷는 순간, 도시는 비로소 얼굴을 드러낸다. 경주의 환승주차장은 황리단길의 속도를 늦추는 장치이자, 걷는 도시로 향하는 선언이다. 발걸음이 늘수록, 경주는 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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