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도시의 안전은 때로 가장 무심히 지나치는 공간에서 시작된다. 안양의 재개발 공사현장 가설울타리가 그 사례다. 단절과 위험의 상징이던 공사장 담장이 시민에게 안전 정보를 전하는 매개로 바뀌었다. 안양시는 범죄예방 시설물의 기능과 역할을 담은 디자인을 가설울타리에 적용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안전을 인지하도록 하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안양시는 범죄예방 시설물의 기능과 역할을 담은 ‘공사용 가설울타리 디자인’을 상록지구와 안양역세권지구 재개발정비사업 공사현장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매일 마주치는 공사장 외벽을 안전 안내판으로 활용하자는 발상에서 출발한 정책이다.
이번 디자인 적용은 안양시 여성안전실무협의체 논의에서 비롯됐다. 방범시설물은 곳곳에 설치돼 있지만, 시민 인지도가 낮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되면서 보다 직관적인 홍보 방식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에 공사현장 가설울타리를 정보 전달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디자인 개발 과정에는 여성가족과와 도시계획과, 스마트도시정보과를 비롯해 경찰과 대학이 함께 참여했다. 만안경찰서와 연성대학교 시각디자인과가 수차례 논의를 거쳐 최종 시안을 완성했다. 행정과 치안, 지역 교육기관이 협업한 결과물이다.
가설울타리에는 안양시의 대표 안전 정책과 서비스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정리됐다. 지능형 방범 CCTV와 비상벨, 스마트 스쿨존, 여성 안심 거울길, 공중화장실 안심시스템, 안전귀가 서비스 앱 등이 시각적으로 표현돼 시민들이 기능과 이용 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복잡한 설명 대신 이미지 중심의 구성으로 접근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이 디자인은 지난 3월 ‘안양시 공사용 가설울타리 설치기준 및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공식 반영됐고, 이달 처음으로 실제 공사현장에 적용됐다. 향후 관내 다른 정비사업 현장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안양시는 2012년 여성친화도시로 최초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세 차례 연속 지정되며, 민·관·경이 함께 참여하는 여성안전실무협의체를 운영해왔다. 협의체는 부서 간 정책 공유와 사각지대 점검을 통해 생활 밀착형 안전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