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수도권 서남부의 아침은 늘 막힌 도로에서 시작됐다. 인천과 경기 서남부, 서울 서남권을 잇는 광역 생활권이 형성됐지만 철도 인프라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시흥시가 멈춰 섰던 광역철도 사업을 다시 꺼내 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절된 이동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출퇴근의 풍경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은 2018년부터 논의돼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됐지만, 핵심 전제였던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이 무산되며 제동이 걸렸다. 이후 민자 전환 시도가 있었으나 수요와 경제성 문제로 철회되면서 장기간 표류해 왔다. 시흥시는 기존 노선을 단순히 되살리는 대신, 구조 자체를 손봤다.
재추진의 중심에는 은계지구가 있다. 은계는 광역철도 노선이 분기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인천과 서울을 잇는 교통의 중심축 역할을 맡는다. 새로 구상된 노선은 인천 청학에서 논현·도림·서창을 거쳐 은계에 이른 뒤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부천 옥길·범박을 지나 서울 구로·목동으로, 다른 하나는 광명 하안을 거쳐 서울 금천·신림으로 연결된다.
이중 축 구조는 특정 지점으로 수요가 쏠리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목적지에 따라 서울 서남권 주요 거점으로 분산 접근이 가능해 혼잡 완화와 운영 효율을 동시에 노린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낮아 통행 부담이 컸던 시흥 시민들에게는 체감 변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은 국가철도망 계획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민자 적격성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재구성됐다. 향후 국토교통부 검토를 거쳐 내년 초 한국개발연구원에 민자적격성조사가 의뢰될 예정이다. 일정대로라면 2030년 착공, 2036년 완공이 목표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광역철도는 시흥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핵심 인프라”라고 말했다. 이번 재도전은 단순한 교통사업이 아니라, 수도권 서남부의 생활 반경을 다시 설계하는 작업에 가깝다. 은계에서 갈라지는 두 개의 노선은, 막혀 있던 출퇴근의 시간을 조금씩 풀어낼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