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청소년에게 필요한 공간은 누가 가장 잘 알고 있을까. 정답은 명확하다. 그 공간을 사용할 당사자들이다. 안양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쉼과 자유를 이야기하고, 상상한 공간을 정책 제안으로 끌어올리는 자리가 열렸다. ‘경이로운 청소년DAY’는 청소년을 참여 대상이 아닌 주체로 세운 하루였다.
안양시청소년재단은 지난 17일 만안청소년수련관 도담소극장에서 재단 소속 자치조직 청소년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경이로운 청소년DAY’를 개최했다.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이 직접 정책과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참여형 정책 플랫폼으로, 2022년 시작해 올해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이번 시즌은 ‘2025년 안양시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획됐다. 조사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 청소년의 고민은 ‘쉼의 부족’과 ‘자율적 공간에 대한 갈증’이었다. 행사는 이 두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청소년의 경험과 목소리를 구체적인 정책 언어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프로그램은 세 단계로 진행됐다. 먼저 청소년 간 교류와 공감을 중심으로 한 ‘PAUSE 단계’에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생각을 풀어냈다. 이어 ‘PLAY 단계’에서는 라운드테이블 토론을 통해 청소년이 꿈꾸는 자유공간의 모습과 기능을 상상했다. 마지막 ‘PLACE 단계’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조별로 공간을 이미지화하고, 운영 규칙과 선언문까지 제안했다.
특히 AI를 활용한 시각화 과정은 청소년의 상상을 구체적인 결과물로 연결했다. 말로만 그리던 공간이 이미지로 구현되자, 토론은 한층 현실적인 방향으로 확장됐다. 조별 발표와 현장 공감 투표를 통해 제안의 설득력과 공감대도 자연스럽게 검증됐다.
청소년들은 공간의 분위기와 기능, 활동 프로그램, 운영 방식까지 자유롭게 논의하며 ‘안양형 청소년 자유공간’의 윤곽을 완성했다. 공부와 휴식, 놀이가 구분되지 않는 구조, 간섭받지 않되 안전한 공간, 스스로 규칙을 만드는 운영 방식 등이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날 도출된 제안과 결과물은 향후 재단의 청소년 공간 조성 검토와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단발성 의견 수렴이 아니라, 실제 정책과 사업에 연결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병일 재단 대표이사는 “청소년이 원하는 공간은 어른이 대신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자리는 청소년이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주체로서 안양의 미래 공간을 직접 설계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하루의 제안이 곧바로 도시를 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질문을 던지고, 상상을 공유한 이 경험은 분명한 방향을 만든다. ‘경이로운 청소년DAY’는 청소년의 쉼과 자유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