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비행기를 처음 타고 떠난 제주 여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건이었다. 한국공항공사가 김포공항 인근 발달장애 특수학교 졸업반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제주 졸업여행은 이동의 경험을 넘어, 세상과 만나는 시간을 선물했다. 관광과 체험, 그리고 세심한 돌봄이 어우러진 이틀은 학생들에게 오래 남을 기억이 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11월 6일부터 이틀간 제주도에서 서울서진학교 중·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함께 성장하는 졸업여행’을 진행했다. 교외 활동이 쉽지 않은 발달장애 학생들에게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게 하고, 학창시절의 한 장면을 선물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이번 여행에는 총 5천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학생들은 생애 처음으로 항공기에 몸을 싣고 제주로 향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바다와 구름은 교실 안에서는 만날 수 없던 풍경이었다. 제주 도착 후에는 금능 해수욕장과 에코랜드 테마파크, 라벤더 팜 등 자연과 휴식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
체험 중심 일정도 눈길을 끌었다. 감귤 수확 체험에서는 직접 손으로 열매를 따며 제주 농촌의 풍경을 몸으로 익혔고, 제주 말 먹이 주기 체험을 통해 생명과 교감하는 시간도 가졌다. 식탁 위에서는 흙돼지 주물럭과 돔베정식 등 지역 음식을 함께 나누며 여행의 즐거움을 더했다.
여행의 안전과 편안함을 위해 사단법인 따뜻한하루, 학교 교직원, 자원봉사자 등 30여 명이 동행했다. 학생 한 명당 한 명꼴로 배치된 맞춤형 돌봄은 이동부터 체험까지 전 과정에 세심하게 이어졌다. 덕분에 학생들은 낯선 공간에서도 안정감을 유지하며 여행에 집중할 수 있었다.
최근 제주에서는 무장애 관광과 사회적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동 약자와 장애인을 고려한 관광 환경 조성은 여행의 문턱을 낮추고, 지역의 포용성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 이번 졸업여행은 그 흐름 속에서 여행이 누군가에게는 ‘처음 세상을 만나는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제주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었다. 비행기를 타고 떠난 첫 여행, 친구와 함께 웃고 먹고 걷던 시간은 교과서 밖에서 배운 또 하나의 수업이었다. 누군가의 성장에 동행하는 여행이 있을 때, 관광은 비로소 사람을 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