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대성당은 아직 숨을 고르고 있는 존재처럼 보인다. 완성을 향해 오르는 첨탑 옆에서 크레인은 쉼 없이 돌아가고, 돌은 여전히 자라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하늘은 이 성당 앞에서 늘 현재진행형이다. 멈춘 유적이 아니라 살아 있는 건축, 시간이 축적되는 얼굴. 나는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도, 이곳이 과거보다 미래에 더 가까운 장소라는 생각을 했다.
안으로 들어서면 공기는 갑자기 달라진다. 기둥은 나무처럼 갈라져 위로 뻗고, 빛은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하며 색을 바꾼다. 붉고 푸른 빛이 바닥을 스치고 지나갈 때, 성당은 건물이 아니라 숲이 된다. 중앙에 매달린 십자가 아래에서 고개를 들면, 위는 너무 높아 인간의 언어가 닿지 않는다. 그 높이만큼 침묵도 깊어진다.
이곳에서 신은 완성보다 과정에 가까워 보인다. 가우디가 남긴 것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었고, 그 질문은 아직도 돌과 빛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는 잠시 서서, 완성되지 않아 더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의 삶처럼, 이 성당도 끝을 서두르지 않는다. 파밀리아대성당을 나설 때,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대성당의 실제모습을 보았다는 사실에 여행은 하나의 장소를 다녀온 일이 아니라 시간 속을 걸어 나온 일처럼 느껴졌다.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시간이 기도가 되는 성당, 파밀리아](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cea17b78-6353-4293-a346-c36585880dd2/00-legacy-cover-1319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