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일본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차임(Chime)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구로사와 기요시 회고전 PART II’에서 국내 최초 상영을 확정하며 영화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감독이 직접 참석하는 내한 GV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며 그의 세계관을 기다려온 관객들의 열기를 실감케 했다.
서울아트시네마가 준비한 이번 회고전은 12월 3일부터 21일까지 이어지며, 1990년대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총 16편이 상영된다. 고전·예술영화 보존·상영을 담당해 온 서울아트시네마가 구로사와 감독을 중심으로 대규모 회고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무엇보다 차임은 상영 후 구로사와 감독이 이경미, 이해영 감독과 함께 대담을 진행할 예정이라 더욱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구로사와 기요시는 1983년 데뷔 이후 40년 가까이 장르와 현실을 넘나들며 불안의 감각을 스크린에 새겨온 감독이다. 큐어(1997)가 국제 영화제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뒤, 회로, 절규로 이어지는 공포 3부작은 일본 호러의 새로운 미학을 구축했다. 이후 도쿄 소나타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해안가로의 여행으로 감독상을 받으며 장르를 넘어 거장 반열에 올랐다. 2020년에는 스파이의 아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해 건재함을 보여줬다.
신작 차임은 일본 OTT 플랫폼 ‘로드스테드(Roadstead)’가 제작한 첫 오리지널 작품으로, 미니시어터 중심으로 제한 개봉했음에도 강렬한 입소문을 남겼다. 요리학원 강사 마츠오카가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린다”는 수강생의 말을 듣고, 일상의 균열과 환각적 공포에 빠져드는 이야기다. 과도한 공포 연출이나 속도감에 의존하지 않고, 천천히 밀려오는 불안과 미세한 감정의 파고를 포착하는 구로사와 특유의 미학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올해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부문 초청 당시에도 작품은 “짧은 상영시간에 농축된 미스터리의 힘”, “침착하지만 잔혹한 정서적 충격”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Loud and Clear Reviews는 “기술적 공포의 활용과 모호함의 미학이 인상적이며, 차가운 냉기를 품은 작품”이라는 평을 남겼다.
서울아트시네마 회고전은 구로사와 감독의 초기 실험작부터 다큐멘터리, 공포 스릴러, 가족 드라마까지 폭넓은 작품 세계를 관통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젊은 관객층에게는 일본 공포영화의 뿌리와 서스펜스의 변주를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자리로 의미가 크다. 극장 측은 “GV 매진은 국내 영화 팬들이 구로사와 감독 세계관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밝혔다.
차임은 회고전에서 첫 공개된 후, 2026년 상반기 국내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장르적 긴장과 사유적 감각을 결합한 이번 작품이 한국 영화팬에게 어떤 울림을 남길지 기대가 모인다.
오랜 시간 일상의 틈에서 불안을 포착해 온 구로사와 기요시. 그의 신작 차임은 다시 한번 관객에게 “보이지 않는 공포”의 울림을 전하고 있다. 회고전의 매진 열기 속에서 한국 관객과의 첫 만남을 가진 이번 작품은, 2026년 개봉을 앞두고 이미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