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주 도심이 성탄의 따뜻한 빛으로 물들었다. 경주시는 지난 29일 경주문화관1918 광장에서 ‘2025 성탄절 트리 점등식’을 열고 시민들과 함께 겨울을 밝히는 희망의 메시지를 나눴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늦가을 밤이었지만 광장은 오랜만의 연말 분위기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번 점등식은 경주시기독교연합회가 주관하고 경주시가 협력해 마련한 행사로, 주낙영 경주시장, 지역 기독교계 관계자,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경주문화관1918 광장은 옛 경주역을 복원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최근 역사·예술·관광이 결합된 도심 콘텐트로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진행된 성탄 트리 점등식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시민들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경주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트리는 높이 약 10m 규모로 조성됐다. 경주문화관1918 광장의 벽돌 건물과 어우러지는 따뜻한 조명 색을 선택해, 도심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노스텔지어 감성’을 강조했다. 트리 주변에는 산타 조형물과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 연인들의 인증샷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점등식은 지역 합창단의 캐럴 공연으로 시작됐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광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어 진행된 카운트다운에서 시민들의 눈길은 트리 위로 모였고, 불빛이 켜지는 순간 광장은 환호와 박수로 가득 찼다. 한 지역 주민은 “코로나 이후 연말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아 아쉬웠는데, 올해는 오랜만에 따뜻한 연말 느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축사를 통해 “트리의 불빛은 우리를 비추고 하나로 묶는 희망의 상징”이라며 “경주의 겨울밤이 이 빛을 통해 더욱 환해지고, 시민들의 삶에도 사랑과 희망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가 말한 ‘희망의 불빛’은 이날 참석한 시민들의 표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올해 트리 점등식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경주가 최근 ‘야간관광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는 황리단길, 월정교·교촌한옥마을 야경, 첨성대 빛축제 등 야간 관광지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특히 경주문화관1918 광장은 낮에는 전시·공연이, 밤에는 조명과 광장 문화가 살아나는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시민들의 도심 산책 코스이자 겨울 시즌 데이트 명소로 크게 부상했다.
성탄 트리는 내년 1월 초까지 점등된다. 트리 주변에서는 소규모 버스킹 공연과 가족 방문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검토 중이라고 시는 전했다. 경주시는 이번 연말 조성된 야간 경관이 연말연시 관광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경주는 연말 시즌 월정교 야경 관광객이 크게 늘어 도심 야간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도심형 계절축제가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도시 문화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작은 행사일지라도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고 계절 브랜드화가 이루어지면 지역 경제에 부가 효과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경주의 성탄 트리는 도심을 밝히는 겨울 장식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시민이 함께 켜고 공유한 빛은 연말 분위기를 넘어 도시의 정체성과 공동체성을 상징한다. 경주문화관1918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질 겨울의 풍경은 올해도 많은 시민과 관광객에게 ‘따뜻한 겨울의 기억’을 선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