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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인덕원동... ‘제71회 당제(현감제)’개최

71년 이어진 안양 인덕원마을 ‘현감비 앞 제사’로 마을 공동체와 역사문화가 교차

김보라 기자
안양 인덕원동... ‘제71회 당제(현감제)’개최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동의 인덕원마을에서는 지난 23일 오전 11시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제71회 당제(현감제)’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마을회와 안양문화원이 함께 주최·후원했으며, 마을 공동체가 형성한 삶과 문화의 지점들을 새롭게 되짚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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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원동 인덕원마을회는 지난 23일 인덕원 마을 당제를 열고 마을 안녕을 기원했다 (제공=안양시)

 

음력 시월 즈음 마을 사람들은 흥안대로 501-1(인덕원사거리 수원 방향 대로변)에 위치한 두 개의 비석 앞에 모인다. 이 비석들은 각각 1701년(숙종 27년) 부임한 과천현감 송정명과 1866년(고종 3년) 부임한 과천현감 이태응를 기리는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다. 두 관리가 마을에 어진 덕을 베풀었다는 전승 아래 ‘마을의 흥망을 좌우한다’는 믿음이 켜켜이 쌓여왔고, 그 결과 이 장대한 제례가 매년 이어져 온 것이다. 

 

이번 당제는 마을회장 김종환의 개막 인사와 함께 퓨전밴드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이어 경과보고와 홍보영상이 상영되었고, 제례가 비석 앞에서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순으로 진행되었다. 제물로는 술과 떡, 과일 등이 마련되었으며, 제례 후에는 음복과 소지(燒紙) 의식이 이어졌다. 마지막에는 뒤풀이 형식으로 떡과 과일을 나누며 마을 공동체의 결속을 확인했다.

 

이 의식은 단순히 과거를 기리는 제사가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공간에서 ‘우리 동네의 시간’을 붙잡아두는 장치다. 현대화와 개인주의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안양 인덕원마을은 70년이 넘는 연속된 마을의례를 통해 ‘함께’라는 개념을 붙들고 있다. 김종환 회장은 “세월이 흐를수록 개인의식이 강화되고 공동의식이 약화된 문화 속에서도 그 명맥이 이어져 감사하고 뜻깊다”고 말했다. 

 

행사 현장은 인덕원역 인근 도심 속 번화한 거리 한복판임에도 불구하고 정숙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주민들은 비석 앞에 삼삼오오 모여 제례에 참여했고, 이후 나눠 먹는 고사음식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마을 이야기가 오갔다. 이태응과 송정명 두 관리의 이야기를 알게 됐다는 주민은 “우리 동네가 이렇게 깊은 뿌리를 가진 줄 몰랐다”며 “비석 하나 앞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공동체 시간’이 있다는 게 새롭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행사는 마을 외부 방문객에게도 의미 있는 장소로 다가섰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비석제 현장은 도시 속 ‘골목문화’와 ‘민속신앙’이 결합된 풍경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안양지역도시기록연구소에 따르면 인덕원마을 당제는 2016년 제58회 당시에도 돼지머리, 삼색실과, 팥시루 등을 제물로 차려 도심에서 드문 전통의례로 눈길을 끈 바 있다. 

 

마지막으로, 김자영 동장은 “비석의 두 지방관리처럼 주민이 행복한 인덕원동을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의례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고, 도시의 일상 속에 남겨진 전통이 새로운 형태로 삶 속에 스며든다.


인덕원마을 당제라는 전통은, 번화한 동네 한복판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그 속에는 마을의 시간과 기억, 그리고 ‘함께 지내온 값진 하루’가 담겨 있다. 도심 여행 중 우연히 마주한 비석 하나 앞에 머문다면, 현대성 이면에 숨은 마을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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