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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빛으로 뒤섞인 자연과 기계, 조명이 말하는 낯선 리셋

조명박물관서 신예진 작가 개인전, 자연과 기술의 공생을 묻다

숲과 엔진이 뒤엉킨 설치미술로 ‘하나이자 둘’의 존재론적 질문을 시각화

문소지 기자
빛으로 뒤섞인 자연과 기계, 조명이 말하는 낯선 리셋

[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경기도 양주 조명박물관이 11월 15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신예진 작가의 개인전 《기이한 하나, 익숙한 둘》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필룩스 라이트아트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으로, 자연과 기술이 동등하게 공존하는 세계관을 새로운 방식의 조명 설치로 풀어낸다.


(보도자료 첨부사진).jpg
25라이트아트_신예진 작가_당신의 위치는 마주하는 이 곳과 왼편 한걸음의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제공=조명박물관)

 

전시의 출발점은 신예진 작가가 던진 질문이다. “만약 자연이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설계한다면, 자연은 어떤 모습을 띨까?” 이 질문은 단순히 자연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선을 넘어, 자연이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기술을 흡수해 변화하는 주체로 다시 보게 한다. 작가에게 자연은 더 이상 외부의 대상이 아니라, 기술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가진 하나의 존재다.

 

전시는 두 공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첫 공간은 ‘혼종의 숲’을 형상화한 설치물로 구성되어 있다. 천장 아래에서 빛이 부서지고, 나무와 미디어, 금속이 뒤얽힌 풍경이 관객을 맞이한다. 이곳은 자연과 인공이 뒤섞인 형태로 관객을 이미지적으로 압도한다.

 

두 번째 공간에는 거대한 나무-엔진 형태의 구조물이 등장한다. 이는 사마귀를 연상시키는 유기적 형상을 띠고 있으며, 안개와 붉은 조명에 반응하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이 설치는 내장 기관을 지나가는 듯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면서, 생명체의 내부와 기계 장치를 동시에 체험하게 만든다.

 

(보도자료 첨부사진)하는 눈.jpg
25라이트아트_신예진 작가_환(幻)_ 전율하는 눈)

 

특히 조명은 이 전시의 핵심 요소다. KH Feelux의 FLXible Neon, FeeLite 같은 조명 장치는 작품의 구조와 흐름에 맞춰 설치됐으며, 유기적 움직임과 기계적 생명성을 극대화한다. 이 덕분에 관객은 단순한 감상이 아닌 ‘빛의 존재가 움직이고 호흡하는 공간’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조명박물관의 구안나 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과 기계, 인간과 비인간이 나란히 존재하는 시공간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이 공간이 낯설고도 숭고한 감정을 관객에게 불러일으키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인다.

 

이 전시는 특히 조명박물관이 가진 강점을 잘 살린다. 이곳은 KH필룩스가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조명 전문 박물관으로, 전통 조명부터 최신 조명 예술까지 아우르는 장르적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관람객은 오브제 조명, 인터랙티브 디자인, 라이트아트 등의 전시를 통해 빛과 공간, 기술과 자연이 얽히는 다양한 미학을 체험할 수 있다.

 

이번 신예진 작가 전시는 관객에게 ‘자연이 기술을 흡수·재조합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조명이라는 매체가 예술과 존재론적 사유의 경계에서 어떤 가능성을 열 수 있는지 보여준다.


《기이한 하나, 익숙한 둘》은 단순한 조명 전시가 아니라, 자연과 기술, 생명과 기계의 공존을 시적으로 사유하게 만드는 리셋 포인트다. 조명박물관이라는 빛의 공간에서 우리는 “하나지만 둘인 존재”로서의 세계를 마주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감각과 질문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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