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문소지 기자] 지난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전라남도 곡성군 일대에서 펼쳐진 제23회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SIEAF 2025)가 새로운 형태의 여행 경험을 선사하며 성황을 기록했다. ‘섬진강별곡(Seomjin River Rhapsody)’을 주제로 자연과 인간, 지역과 세계가 어우러진 생태예술의 현장이 펼쳐졌다.
올해 SIEAF 2025는 압록유원지, 관음사 입구, 도깨비마을, 동화정원 등 섬진강과 숲, 마을이 맞닿는 곡성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진행됐다. 개막공연으로 선보인 ‘섬진강 두꺼비 & 도깨비 잔치’를 시작으로 ‘섬진강 플로깅 퍼포먼스’, ‘숲에서 만나는 관음미소’, ‘도깨비 낮장’, ‘동화정원의 동화세상’ 등 프로그램이 잇따라 펼쳐지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축제에는 일본을 포함한 총 9개국 예술가들이 참여했고, 아티스트들은 강과 숲, 마을의 풍경을 직접 체험하며 작품의 감각을 확장했다.
흥미로운 기록 중 하나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공연’. 한국과 일본 예술가가 함께 만든 빛과 몸, 소리의 협업무대는 예술의 경계를 넘어선 화합과 교류의 메시지를 던졌다. 또한 압록마을 등 섬진강 일대를 도보 탐방하거나 ‘깨비버스 투어’를 통해 예술가와 관객이 섬진강 문화를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 과정은 단순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넘어 국제적 시각을 확장하고, 지역문화와 예술의 결합으로 진화하는 계기가 됐다.
축제의 영향력은 마을 공동체까지 이어졌다. 개막일 압록마을에서 주민과 예술가, 관람객이 함께한 저녁 잔치상은 전통적 정을 나누는 장이었고, 풀무원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 행사에서 ‘사람과 자연, 지역이 이어지는 예술’이라는 SIEAF의 철학이 실감났다. 더 나아가 곡성군이 같은 기간 진행한 ‘제25회 곡성심청어린이대축제’와의 연계는 가족 단위 관광객의 유입을 한층 늘렸다. 어린이대축제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예술제 공연과 전시에도 참여하며 문화·여행 콘텐츠 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현장 운영 면에서도 개선이 돋보였다. 비가 예상되는 상황에 대비해 행정기관과 유관기관의 협조 체계가 강화됐으며, 안내 시스템과 이동 동선 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져 관객들의 불편이 최소화됐다. 이를 통해 예술제는 ‘쾌적하고 안전하게 즐기는 생태여행형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예술감독 김백기는 “올해는 예술과 관광, 지역 공동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해였다”며 “내년에는 문화예술과 관광이 결합된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곡성의 생태문화예술제를 국제적인 브랜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운영위원회 역시 “2026년에는 ‘섬진강별곡 시즌2’를 통해 더 깊고 확장된 생태예술 축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여행지로서도, 예술무대이자 자연체험장으로서도 그 모습이 달라진 곡성. 섬진강의 강물 소리, 숲속 바람, 마을 골목길을 배경으로 펼쳐진 실험적인 예술 여정은 이제 ‘관람’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경험’이 되었다. 다음 가을, 여행을 계획한다면 도시를 벗어나 곡성의 자연 속에 깃든 예술의 흐름에 몸을 맡겨보기를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