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지난 10월 25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시 가로수길 잔디광장이 3,500여 명의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지역 뮤지션의 성장과 도민이 함께하는 음악축제’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페스티벌은 단순한 무대를 넘어 경남 대중음악 생태계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장이 됐다.
올해 다섯 번째를 맞은 뮤지시스 페스티벌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원장 김종부)과 경남도의 협력으로 개최됐다. 창신대학교 동아리 ‘김균하 밴드’와 ‘소요’의 오프닝 무대를 시작으로, 음반제작 지원을 받은 뮤지션 7팀(마그·인환·동영·든해·안지원·해리지·타이틀)의 쇼케이스가 이어져 관객과 취재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들 팀은 곧 발매 예정인 신곡을 무대에서 처음 선보이며 ‘내가 쓰는 음악 다이어리’라는 축제의 주제에 맞춰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냈다.
이어 경북음악창작소 지원 뮤지션 ‘GR2N!’과 인기 밴드 ‘소란’이 축하공연을 맡아 현장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페스티벌이 열린 잔디광장 주변에는 음악창작소 운영 성과 전시관, 음원 청음 및 체험존, 스탬프 이벤트, 푸드트럭·플리마켓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마련돼 방문객들의 체류율을 높였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하루 공연을 즐기는 것을 넘어, 경남 대중음악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인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음반제작 지원사업과 대중음악 아카데미, 지역 연계공연 등의 주요 사업 성과가 한눈에 펼쳐졌고, 도내 창작자들과 도민이 직접 교감하는 축제 플랫폼으로 기능했다. 진흥원장 김종부는 “뮤지시스 페스티벌은 지역 음악인들의 창작 결과를 도민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경남의 음악 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창작 환경을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축제 현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잔디에 누워 공연을 듣고 플리마켓을 둘러보며 오후를 보냈다. 이런 여유와 에너지가 도시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았던 방식”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한 뮤지션은 “지역에서 나와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창작소와 이런 무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무대 위 조명이 꺼지고 잔디광장이 다시 밤공기 속으로 돌아갔을 때, 그곳엔 분명 일회성 축제 이상의 흔적이 남았다. 지역의 음악인들과 도민이 함께 쓴 ‘음악 다이어리’의 첫 장. 앞으로의 계절에도 이 페이지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가로수길 잔디광장을 가득 메운 음악과 사람들. 그것은 단지 한 날의 공연이 아닌, 지역 음악 생태계가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살아있는 증거였다. 경남의 밤하늘 아래 새겨진 이 음악 일기는 앞으로 더 많은 페이지를 쌓아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