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남해 바다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 붉은 지붕과 하얀 벽이 어깨를 맞댄 채 늘어서 있다. 햇살이 건물 사이로 스며들며 반사되는 빛은 마치 유럽의 어느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준다. 이곳이 바로 남해 독일마을이다.
독일 교민들이 고향의 향수를 담아 세운 마을은 세월이 흘러 이제 남해의 대표적인 여행지이자 이국적인 풍경의 상징이 되었다.
가을이면 이곳은 특히 아름답다. 창문마다 걸린 꽃 화분과 구불구불한 언덕길, 그리고 멀리서 반짝이는 남해의 바다까지 — 모든 것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커피 한 잔을 들고 벤치에 앉으면, 언덕을 타고 내려오는 바람 속에 독일의 향기와 한국의 정서가 섞여든다.
지난 10월 초, 마을은 잠시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를 닮은 축제의 열기로 들떴다. 맥주잔이 부딪히던 소리는 잠잠해졌지만, 그 여운은 마을 골목마다 여전히 남아 있다.
지금의 남해 독일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이국의 기억과 한국의 시간’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붉은 지붕 아래에 머문 햇살처럼, 이곳에서의 하루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남해의 가을, 붉은 지붕 아래 머문 시간](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cb1fbf85-0553-41a3-96e1-56cb98170662/00-legacy-cover-1274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