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인도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2025)와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에 사상 처음으로 장관급 대표단을 파견하며 문화·콘텐츠 교류의 새로운 전기를 열었다. L. 무루간 인도 정보방송부 국무장관은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방한해 고위급 회담, 라운드테이블, 문화 행사, 한-인도 공동제작 논의 등을 통해 인도의 글로벌 콘텐츠 허브로서의 위상을 강조했다.
인도관 개설, 공동제작 협력 논의
인도는 이번 BIFF와 ACFM에서 ‘바라트 파빌리온(Bharat Pavilion)’을 운영하며 영화 제작, 후반작업, 촬영 인센티브 등을 소개하고 인도를 촬영지로 홍보했다. 무루간 장관은 방한 기간 다수의 고위급 회담과 업계 원탁회의, 문화 행사에 참석하며 한국과의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9월 21일 ACFM에서는 “한-인도 공동제작의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 패널 토론이 열렸다. 한국의 허영국 알리몰리 스튜디오 대표, 최재원 앤솔로지 스튜디오 대표, 아비섹 굽타 배우 등 양국 영화인들이 참여해 공동제작 기회를 모색했다. 인도는 제작비의 최대 30%(약 360만 달러 한도)를 환급해 주며, 한국은 최대 30% 현금 리베이트 제도를 운영한다. 패널들은 이러한 제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공동작품 창출 가능성을 논의했다.
22일에는 부산영상위원회와 공동 주최한 라운드테이블이 열려 공동제작 조약, 금융 메커니즘, 배급 파트너십 등이 집중 논의됐다. 무루간 장관은 올해 5월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 오디오비주얼 엔터테인먼트 서밋(WAVES) 성과를 소개하며, 크래프톤, CJ ENM, 하이브 등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또한 콘텐츠 창작자와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WAVES 바자 플랫폼의 역할을 설명했다.
니시 칸트 싱 주한인도대사관 대리대사는 올해가 한-인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임을 언급하며, 학술·문화·콘텐츠 교류의 성과를 짚었다.
문화 외교와 네트워킹
같은 날 열린 ‘바라트 파르브(Bharat Parv)’ 행사에는 박광수 BIFF 이사장, 김윤덕 ACFM 디렉터, 강성규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무루간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인도의 BIFF 참여 의의를 강조하며, 인도 영화 〈Spying Stars〉, 〈If on a Winter Night〉, 〈Shape of Momo〉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인도 영화인 난디타 다스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주목을 끌었다.
정치·산업계 협력 강화
24일 서울에서는 한국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들과 면담해 공동제작 협정(2015) 강화를 논의하고, AI·블록체인·콘텐츠 관리 분야 협력도 제안했다. 이어 한-인도 의원친선협회와 만남을 갖고 의회 교류 확대와 민간 차원의 교류 강화를 다짐했다.
산업 협력 측면에서는 김창한 크래프톤 글로벌 CEO와 회동해 인도의 온라인 게임 법제화, e스포츠 활성화, 인재 양성 방안 등을 논의했다. 크래프톤은 인도 투자 확대와 공동 연구·게임 개발 의지를 표명하며,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G-STAR) 2025에 초청장을 전달했다.
무루간 장관은 또한 코리아헤럴드 최진영 사장과 만나 문화·미디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고, 주한 인도 동포들과의 간담회에서 인도의 디지털 혁신(UPl, 사브카 사트·사브카 비카스 비전)을 소개하며 교민의 역할을 격려했다.
이번 방한은 인도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외교’와 글로벌 콘텐츠 허브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무루간 장관은 한국 국회의원, 업계 대표, 언론 관계자들을 오는 11월 고아에서 열리는 **제56회 인도 국제영화제(IFFI)**에 초청하며 양국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무루간 장관의 부산국제영화제 방문은 인도가 한국과의 콘텐츠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문화외교를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공동제작, 게임, 디지털 혁신에 이르는 협력은 한-인도 양국을 연결하는 새로운 다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