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보령시는 9월 25일, 남포면 옥동리의 남포향교와 주포면 보령리의 보령향교, 오천면 교성리의 오천향교에서 일제히 추기 석전제를 봉행했다. 향교마다 초헌관을 비롯한 인사들이 제례를 집전하며, 유교 전통이 지역의 일상 속으로 깊이 스며든 가을 풍경을 연출했다.
석전제(釋奠祭)는 공자를 모시고 선성(先聖)·선현(先賢)을 기리는 제사로, 음력 2월과 8월 상정일에 행해져 왔다. 이번 행사는 가을 수확이 무르익는 계절에 치러지는 추기(秋期) 석전제로, 지역 유교문화의 맥을 잇는 상징적 제례다.
남포향교에서는 김완집 전임 전교가, 보령향교에서는 김원배 현 전교가, 오천향교에서는 신병희 천북 노인회장이 각각 초헌관으로 참배를 집전했다.
남포향교는 조선 태종 13년(1413년) 웅천 대천리에 처음 세워졌다가 중종 25년(1530년)에 현 위치로 이전되었고, 1997년 8월 31일 지방기념물 제111호로 지정됐다. 남포향교는 웅천·남포·주산·미산·성주 지역을 관할했던 향교로, 옛날부터 교육과 제향 기능을 함께 해왔다.
보령향교는 1723년(경종 3년)에 창건되었고, 중국의 4성·4현과 국내 18현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1997년 12월 23일 충청남도 기념물 제112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향교 내에는 대성전, 명륜당, 동재·서재, 내삼문·외삼문 등이 남아 전통 건축물의 면모를 보여준다.
오천향교는 비교적 최근인 고종 38년(1901년)에 세워졌고, 1984년 5월 17일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37호로 지정되었다. 오천향교는 대성전을 중심으로 향교 제향 공간이 구성되어 있으며, 오천과 천북 지역을 관할한다.
이날 제례 행사에서 보령시 김동일 시장은 “공자와 성현들을 기리는 석전제를 통해 지역의 유교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향교를 보존하고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지속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보령향교는 단순히 제례 장소를 넘어 지역 문화 콘텐츠로 확장 중이다. 여름철에는 ‘더위 대탈출! 유생들의 여름나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향교 공간의 문턱을 낮추는 시도를 했다. 전통 음악, 전통 차 체험, 향교 내 물놀이 레크리에이션 등이 어우러진 체험 행사로, 향교를 찾는 이들에겐 뜻밖의 여름 피서처가 되기도 했다.
또한 국가유산 행사로 향교를 방문하는 가족·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한다. 향교 공간의 활용을 통해 유교 정신과 지역 정체성을 주민과 여행객에게 전하려는 노력이 눈길을 끈다.
가을 햇살이 고전의 기품을 비추는 날, 보령의 향교들은 하루 동안 시간의 굴절 속으로 여행자를 인도한다. 공자와 성현 앞에서 올리는 제례는 단순한 의례를 넘어, 오늘의 삶 속으로 전통이 스며드는 순간이다. 앞으로도 보령의 향교들이 제향과 체험을 병행하며 지역 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