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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여행] 이천에서 되살아난 500년 전통, 금정산 누룩막걸리의 길

금정산성 누룩과 이천의 쌀이 빚어낸 특별한 막걸리

시음과 판매가 함께하는 열린 양조장의 현장

전통을 이어가는 윤 공장장의 철학과 미래

최치선 기자
[우리술 여행] 이천에서 되살아난 500년 전통, 금정산 누룩막걸리의 길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경기 이천 신둔면, 도자기와 쌀로 유명한 이 땅에 특별한 전통주가 숨 쉬고 있다. 바로 금정산성의 수제 누룩을 그대로 옮겨와 이천의 맑은 물과 어울려 빚어내는 ‘이천미 누룩막걸리’다. 부산 금정산성에서 500년 넘게 지켜온 전통 누룩 제조법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전통주를 친근하게 만날 수 있도록 시음과 판매를 동시에 운영하는 열린 양조장의 현장은 마치 작은 술 문화 축제장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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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성 공장장이 이천미 누룩막걸리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최치선 기자)

 

이천 신둔면 용면리에 자리한 (주)예술컴퍼니의 양조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막걸리 향이 은은하게 코끝을 자극한다. 공장장 윤종성 씨는 “이곳에서는 술을 빚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맛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습니다. 전통주가 일상의 즐거움으로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죠”라며 웃는다.

 

부산 금정산성의 누룩, 이천에서 꽃피우다

이 막걸리의 뿌리는 부산 금정산성에 있다. 산성 안 마을은 농토가 부족해 예로부터 누룩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마을 사람들은 짚을 깔고 베보자기에 싼 밀가루 반죽을 발로 딛어 둥글넓적한 누룩을 만들었다. 이렇게 띄운 ‘유가네 누룩’은 그 품질이 전국적으로 소문났고, 2013년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막걸리 분야 식품 명인이 지정될 만큼 명맥을 이어왔다.

윤 공장장은 “우리는 이 전통을 그대로 가져와 이천에서 술을 빚습니다. 금정산성 누룩의 깊은 맛과 이천 물의 청량함이 어우러져 지금의 이천미 누룩막걸리가 탄생한 거죠”라고 설명했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 열린 양조장의 실험

이 양조장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술을 빚는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방문객 누구나 양조장을 둘러보고, 현장에서 막걸리를 시음하며 구매할 수 있다. 작은 시음 테이블에는 방금 막 걸러낸 막걸리가 잔에 담겨 있다. 부드러운 거품과 은은한 누룩 향, 그리고 입안 가득 퍼지는 구수한 풍미에 방문객들은 감탄을 내뱉는다.

 

윤 공장장은 “전통주가 어렵다는 인식을 깨고 싶었습니다. 이곳에서 막걸리를 마셔보고, 집으로 가져가며, 때로는 선물로 나누는 경험을 통해 전통주가 생활 속에 자연스레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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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성 누룩과 이천미 누룩막걸리 (사진=최치선 기자)

 

이천미누룩막걸리의 철학, ‘쌀과 도자기와 함께’

윤 공장장은 전통주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이천을 대표하는 쌀과 도자기, 그리고 누룩막걸리를 하나로 묶고 싶습니다. 전통주야말로 우리 생활문화의 중심이자 지역 정체성을 알릴 수 있는 매개체이기 때문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요즘 사람들은 달콤한 맛에 익숙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지켜온 막걸리의 맛은 그보다 더 깊습니다. 단순한 술이 아니라 삶의 지혜와 시간을 담아낸 문화죠. 그래서 이곳에서는 일본식 코지가 아닌 전통 누룩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지역과 함께하는 막걸리

이천미 누룩막걸리는 단순히 상품이 아니라 지역 문화를 이끄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이천의 쌀문화축제, 도자기축제와 연계해 전통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나아가 전용 막걸리 축제까지 추진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윤 공장장은 “이천을 찾는 분들이 막걸리 한 잔에 시름을 풀고, 또 이곳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전통주를 매개로 지역 문화와 관광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막걸리 한 사발은 단순한 술이 아니다. 금정산성에서 지켜온 누룩의 전통과 이천의 청정 자연이 만나 만들어낸 ‘문화의 맛’이다. 이천미 누룩막걸리를 통해 과거와 현재, 지역과 지역이 연결되고 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는 이 양조장의 실험은, 우리 술이 단순한 향토주를 넘어 세계적인 문화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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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룩막걸리 양조장 시음장 (사진=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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